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정부 예산·기금 사업비 사용 내역을 증빙하기 위해 종이영수증을 보관하는 관행이 사라진다. 전자영수증도 종이영수증과 마찬가지로 사업비 사용 증빙 효력을 갖는다는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른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불필요한 종이문서를 없애기 위해 정부 예산·기금 사업비의 종이영수증 보관을 폐지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정부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어 ‘행정서비스·영업 전반의 온라인 전자문서 규제 혁신 방안’을 논의하고 종이영수증 보관 폐지를 확정했다.
그동안 정부로부터 예산·기금 지원을 받는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사용 내용을 증빙하기 위해 종이영수증을 수집, 보관해왔다. 사업수행기관이 정부회계규정 상의 원본·서명 등 용어를 종이문서로 국한한 탓에 전자영수증은 증빙 효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 종이영수증을 모아 제출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예산·기금 사업비를 집행할 때 발급하는 종이영수증은 매년 약 4,800만여건에 이른다.
과기정통부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종이영수증 없이 전자영수증 보관만으로도 같은 효력을 갖는다는 의견을 받았다. 앞으로 정부사업 수행기관은 카드사로부터 신용카드 거래정보를 전송받아 보관할 수 있게 된다. 벤처기업 등 정보처리시스템이 없는 경우에는 공인전자문서센터에 보관함으로써 카드사용 영수증 보관을 갈음할 수 있다. 정부는 종이영수증 보관 폐지를 올해 상반기 중에 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과기정통부 소관 사업부터 우선 추진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전 부처로 확산할 계획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대학, 연구기관 등에서 감사나 사업비 정산에 대비해 종이영수증 하나하나를 풀칠하고 종이에 붙여 보관하는 등 연구에 몰두해야할 아까운 시간이 낭비되고 있었다”면서 “이번에 적극적인 유권해석을 통한 원칙허용·예외금지 적용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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