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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싱글라이프] '경매 앱'으로 이사하고...가전·가구는 '소확행' 누려볼까

<'나 혼자 산다' 첫 걸음, 집 구하기 - 이사·인테리어>

■이사 어떻게

포장이사 앱에 이삿짐 사진 올리면

경매하듯 업체들이 낸 견적보고 결정

10평대 원룸 기준 15만원이면 OK

■핫한 인테리어

소파베드·빈백 등 솔로족 제품 유행

감성 커피머신 등 복고풍 가전 디자인

'가심비' 뛰어나 집안 포인트로도 가능

드디어 나만의 집으로 이사하는 날이다. 이사를 앞둔 직장인 A씨는 예전처럼 ‘2424’로 끝나는 전화번호를 검색하다 우연히 소형 이삿짐, 원룸 포장이사 전문업체의 애플리케이션을 발견했다. 가격을 찾다 보니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이삿짐을 날라주는 업체에서 경매하듯 가격을 먼저 올리고 있는 게 아닌가. 집 내부의 옮길 짐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올리면 견적을 책정해서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업체 선정부터 결제까지 스마트폰으로 모두 가능하다. 아침에 부모님 집에서 출근하고 나만의 싱글 하우스로 퇴근도 가능하다. 크기와 짐의 양에 따라 다르지만 10평 전후 원룸 기준 15만원 안팎이면 이사 끝. 1인가구 증가는 이사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다만 혹시 모를 피해를 막으려면 화물자동차운송사업 허가업체인지, 적재물배상책임보험은 가입했는지 확인해두자. 이삿짐이 파손·분실되거나 당초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보상 여부도 살펴볼 것.





요즘 싱글족들에게 가장 ‘핫’한 것 중 하나가 인테리어다. ‘나 혼자 산다’의 출연진처럼 집 한쪽에 미니 바(bar)를 만들고도 싶고 스타일에 따라 서재·게임방·영화관 등 다양한 형태로 집을 꾸미는 솔로족이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시작은 최소한으로 기본적인 것들만 하고 차차 보완하라고 조언한다. 제일 먼저 마주하는 고민이 벽면, 즉 도배다. 기존 거주자의 가구 배치를 바꾸다 보면 변색된 곳을 마주하게 된다.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기존 도배지를 뜯어내는 것”이라고 인테리어 숙련자들은 입을 모은다. 기존 벽지를 떼어내면 깔끔하기는 하지만 공사가 커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페인트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테리어의 기본은 색상과 소재의 통일이다. 가수 김종국이 침대·소파·TV·냉장고·전자레인지 등 온통 검정색 가구와 제품으로 집을 꾸민 ‘블랙하우스’처럼 가급적 비슷한 톤으로 맞추고 시계나 액자·화분 같은 작은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자. 보조조명까지 더하면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줄 수 있다.

스메그 레트로 가전


가구·가전과 같은 소품들은 ‘소확행’이 대세다. 가격보다는 제품 자체가 주는 만족도가 중요하다. 11번가에서 분석한 1인가구 싱글족들이 선호하는 가구는 기존에 찾아보기 힘든 상품이 많다. 공간은 적게 차지하면서도 다양하게 이용 가능한 소파베드(접으면 소파, 펴면 침대), 리클라이너(등받이가 뒤로 넘어가는 안락의자), 빈백(몸의 움직임에 따라 변형되는 쿠션), 스툴(등받이와 팔걸이 없는 의자)이 유행이다. 지난 3~4월 11번가에선 리클라이너 매출액이 전월 대비 50%가량 늘었다. 한 번 사서 두고두고 쓸 물건보다는 유행따라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다 보니 ‘이케아’ 같은 브랜드도 인기다. 이케아 쇼룸을 그대로 내 방에 옮겨놓은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혼수품으로는 TV·냉장고·세탁기 3종이 기본이지만 싱글은 다르다. 냉장고는 빌트인이면 충분하고 세탁기는 빨래방을 이용하면 되니 미니 세탁기로도 여유가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대체할 수 있어 TV도 굳이 사지 않는다. 차라리 미니 빔프로젝터를 사는 편이다. 기능보다는 인테리어 측면을 선호한다. 1970~1980년대 채널을 손으로 돌리던 클래식한 스타일을 재현한 LG전자의 TV가 대표적이다.



리클라이너


조금 비싸더라도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이른바 ‘가심비’도 우선시된다. 복고풍 인테리어와 빈티지 소품을 찾는 소비가 늘면서 ‘레트로’ 디자인 제품이 인기다. 이탈리아 감성의 가전 업체 ‘스메그’가 대표적이다. 유려한 곡선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눈에 띄는 색상의 냉장고는 방 한가운데 있어도 손색없다. 가격이 250만~400만원대로 양문형 냉장고와 맞먹지만 혼삶족은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제품 그 자체가 인테리어 포인트다. 스메그를 비롯해 발뮤다·드롱기·제니퍼룸·레꼴뜨 등의 커피머신이나 토스터·블렌더·전기주전자 등 소형가전은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하나씩 집안을 채워가는 ‘잇 아이템’이 됐다. 특히 집안을 카페로 만들어주는 에스프레소머신이나 캡슐커피머신은 남녀 가리지 않고 필수품 1순위다. 스메그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소형가전 매출이 전년 대비 51%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1인 생활자 사이에서는 가사노동 부담을 덜어주는 ‘언택트(untact)형 가전’도 뜨고 있다. 핸디청소기와 로봇청소기·스타일러가 대표적이다. 디자인까지 더한 청소기는 남성들의 구매력을 자극한다. 심지어 집 밖에서 와이파이로 연결해 실내 청소를 할 수 있는 로봇청소기도 뜨고 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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