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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즐기고 '카라반' 끌고…대형 SUV 전성시대

부산모터쇼에 캠핑카 전용 전시장

부엌·침실 모두 갖춘 카라반 인기

3,500만~1억5,000만원 가격 다양

큰차 선호, 대형SUV 판매량 쑥쑥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방동일(35) 씨는 지난 2012년 메르세데스-벤츠의 4도어 쿠페 ‘CLS’을 구입해 지금까지 타고 있다. 20대 후반에 세련된 느낌과 스포츠 감성, 벤츠의 삼각별에 이끌려 CLS를 사 몇 년 간 펀(fun) 드라이빙을 즐겼다. 요즘 그는 새 차를 알아보고 있다. 방 씨는 “차는 크면 클수록 좋다”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위주로 시승을 하고 있다. 쿠페에서 대형 SUV로 눈을 돌린 이유는 그간 바뀐 그의 생활이 큰 영향을 끼쳤다. 결혼을 하고 아들을 얻은 그는 “가족과 주말에 캠핑도 다니고 어른들도 편안히 모시려면 큰 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하는 모델은 벤츠 못지 않은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차다. 그의 선택지에는 1억원을 훌쩍 넘는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이 올라있다.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프레스데이와 함께 개막한 ‘2018 부산국제모터쇼’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가 반영됐다. 벡스코 신관(2관) 3층엔 캠핑카 전용 전시장이 마련됐다. 최근 일과 여가의 균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캠핑 관련 시장이 커지는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10년 전 14조원 수준이던 국내 관광사업체들의 매출은 현재 22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큰 차로 캠핑을 즐기려는 수요에 2015년 전국에 1,002개가 등록됐던 캠핑장이 지난해 8월 기준 1,927개로 급팽창했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7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열린 ‘2018 부산국제모터쇼’에 마련된 ‘캠핑카 쇼’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카라반과 캠핑카를 둘러보고 있다. 최근 레저 문화가 확산되면서 캠핑 카라반을 끌 수 있는 대형 SUV 차량의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구경우 기자


전시장에는 약 3,500여만원부터 7,000만원 이상의 고가형 카라반이 전시됐다. 참가업체인 서밋캠핑카라반이 내놓은 6,850만원 상당의 카라반은 소형 아파트 거실 크기의 공간에 쇼파와 오븐까지 갖춘 부엌시설을 구비됐다. 제일모빌은 거실과 침실, 에어컨을 기본 장착하고 후방카메라(선택사항)도 갖춘카라반을 5,500만원에 내놨다. 카라반을 찾는 주 고객은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다. 전시장을 찾은 40대 부부는 “수입 중형차를 살 돈으로 자녀들과 오랫동안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카라반을 보러왔다”고 설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카라반 구입은 은행 자동차할부로도 가능하다”며“1,700㎏ 이상 나가는 카라반은 기아차 대형 SUV ‘모하비’급으로 훌륭하게 끌 수 있다”고 말했다.

레저와 캠핑 열풍은 대형 SUV 돌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 광활한 대륙을 달리는 미국처럼 큰 차들의 시대가 오는 셈이다. 쌍용차의 대형 SUV G4 렉스턴은 지난해 5월 출시된 후 8개월간 판매량이 1만5,230대를 기록했다. 같은 회사 중형 SUV인 코란도C의 연간 판매량(7,841대)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G4 렉스턴 7인승 모델은 출시된 지난해 8월 442대를 판매했지만 연말에는 월별 판매량이 941대까지 뛰었다. 올해도 월 평균 550여대가 판매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의 모하비는 지난해 1만5,200여대가 팔렸다. 내년 모하비는 후속 차가 나올 예정임을 감안하면 꽤 많이 팔린 셈이다. 더 인기 있는 차는 기아차 미니밴 ‘카니발’이다. 캠핑과 레저 등 SUV와 유사한 용도로 찾는 고객이 많다. 판매량은 지난해 6만8,000여대, 올해 5월까지 3만300여대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7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열린 ‘2018 부산국제모터쇼’에 캠핑 텐트를 설치한 미국 대형 픽업트럭 ‘램1500’이 전시돼있다./사진=구경우 기자


고급 시장에서 인기가 좋은 대형 SUV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가격이 1억3,000여만원에 육박하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지난해 134대가 팔린 데 이어 올해는 5월까지 지난해의 80% 수준인 105대가 판매됐다. 캐딜락 관계자는 “계약 후 두 달 후에 차를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로 주문이 밀려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최대 1억5,000여만원에 육박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SUV ‘GLS’도 인기가 높다. 지난해 4월 국내에 출시된 후 855대가 팔렸다.

불붙은 대형 SUV 시장의 경쟁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현대차는 부산모터쇼에서 차세대 대형 SUV인 ‘그랜드마스터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이르면 올 연말 시장에 대형 SUV가 나올 예정이다. BMW도 벤츠 GLS와 레인지로버에 견줄 럭셔리 SUV ‘X7’를 올해 말 출시해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아우디도 대형 플래그십 SUV ‘Q8’의 컨셉트카를 부산모터쇼에 내놨다. 기아차 역시 내년 미국시장에 대형 SUV를 내놓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는 몇 년 전부터 대형 SUV의 인기가 치솟았다”며 “넒은 실내 및 적재공간으로 캠핑과 가족행사 등에 전천후로 사용될 수 있는 대형 SUV 시장이 국내에서도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업체들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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