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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반대하던 엘리엇 손익계산서는

지배개편 중단에 주가 하락

모비스 등 주식 10억달러 보유 엘리엇

500억~1,000억대 손실 추정

주식 선물 헤지, 이미 매각설도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중단되면서 반대표를 던지겠다며 주주들의 표심을 이끌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손익계산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리엇의 예상과 달리 현대차(005380)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취소’를 한 후 주가가 하락하며 가만히 앉아서 수백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21일 현대모비스(012330)가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편 작업 중단을 결정한 후 4주 차에 접어들었지만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 다음 작업에 대해 아직 진행 중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주요 자문사 교체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다. 속절없이 하락했다. 지배구조 개편 반대를 외쳤던 엘리엇 역시 아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면 제법 손실을 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엘리엇은 4월3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차(000270)·현대모비스 주식 10억달러(1조7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엘리엇은 정확히 언제 각사의 지분을 매입했는지, 또 얼마만큼 지분을 보유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취소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현대차 주가는 5.7%, 기아차는 3.2%, 모비스는 6.2% 하락했다. 해당 기간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지분 10억달러어치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면 대략 5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모비스 보유 비중이 50% 수준이라면 최대 640억원의 손실도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엘리엇은 올해 초부터 3사의 지분을 보유, 약 3개월 뒤인 4월3일 지분 보유 여부를 알렸다. 이를 역산해 연초(1월3일)를 기준으로 6월12일까지 현대차 주가는 6.6%, 모비스는 11% 하락했다. 기아차는 0.7% 상승했다. 해당 기간 엘리엇이 해당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면 최소 580억원에서 모비스 지분율에 따라 1,010억원(모비스 지분율 50% 기준)의 손실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 주총 당시 주식 매입 후 주식 선물 등을 이용해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어놓았던 점을 고려하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놓았을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한다. 또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중단과 동시에 보유 지분을 매각해 손실을 최소화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경험이 있는 엘리엇에 현대차의 지배구조개편 중단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을 것”이라며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면 애가 타는 것은 엑시트를 못한 엘리엇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향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서는 외국계 IB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NH투자증권 외에 골드만삭스가 뒤늦게 자문단에 합류했지만 주주들과 소통이 원할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향후 외국계 IB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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