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내년부터 국내주식보다 해외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비정상적으로 국내 주식시장 투자 비중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해외주식투자를 늘려왔는데 내년에 처음으로 국내외 주식투자 비중이 역전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달 3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제3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도 기금운용계획안과 중기자산배분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은 21.1%였으나 오는 2019년 말 기준으로 18%로 떨어지는 반면 해외주식 투자 비중은 17.4%에서 20.0%로 늘어난다. 금액 기준으로 국내주식 투자액은 131조 5,000억원 안팎을 유지하는 반면 해외주식 투자액은 108조3,000억원에서 145조5,000억원으로 37조원 가까이 늘어난다. 2023년에는 해외주식투자비중이 30% 안팎으로, 국내주식 투자의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 투자를 늘리는 것은 해외 연기금에 비해 지나치게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고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책임을 강화한 스튜어드 십 코드가 도입되면서 주요기업의 1~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정부 입김의 영향을 받아 민간 기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연금 사회주의’ 우려도 나왔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를 줄이면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가 국내에서 과도하게 주주권을 행사하더라도 영향을 덜 받게 된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7%를 차지하는 국민연금은 그동안 외국인투자가 등 주요 큰손의 매매 변화가 클 때 반대로 매매해 시장의 출렁임을 줄였는데 장기적으로 이 같은 역할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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