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문제를 놓고 정부와 업계가 ‘타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일반 담배보다 많은 양의 타르가 검출됐다며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업계는 타르는 연기에서 수분과 니코틴을 제외한 물질의 무게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자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일반 담배 대비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이 90% 이상 적었다고 밝혔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필립모리스는 1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6개월 간의 임상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마누엘 피취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과학연구 최고 책임자는 “타르는 연기에서 수분과 니코틴을 제외한 잔여물의 총량”이라며 “담배의 유해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순 무게보다 구성 성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솔린 차량과 수소자동차 모두 배출 연기 무게를 측정할 수 있지만 그 무게만으로 유해성을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과 같다”며 “세계보건기구(WHO)도 타르는 담배 규제의 올바른 측정 방식이 아니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식약처는 일반 담배 타르가 0.1㎎~8.0㎎ 검출되는 반면 BAT의 글로는 4.8㎎, KT&G의 릴은 9.1㎎,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가장 높은 9.3㎎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식약처는 타르는 화학물질의 복합체로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필립모리스 측은 이번 발표에서 타르 무게 측정 방식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는 수분량이 80%가 넘어 정확한 수분량 측정이 매우 중요한데도 이를 제대로 보완하지 않아 수분이 타르 수치로 둔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식약처는 국제공인분석법인 ISO와 HC(헬스캐나다) 방식을 적용했으며 이는 WHO도 권고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피취 박사는 “임상 실험 결과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물질이 90~9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에서 약 1,000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일반 담배를 계속 흡연하는 경우와 아이코스로 전환하는 경우를 나눠 6개월간 인체 유해물질 노출 반응을 연구한 결과 흡연 질병의 발병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됐으며 한국 식품의약안전처에도 제출될 예정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식약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궐련형 전자 담배에 대한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암 덩어리 사진을 넣은 경고그림을 부착할 방침이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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