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18일 북미와 유럽·인도에 각각 권역본부를 두고 글로벌 현장에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자율경영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현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설되는 권역본부를 시작으로 전 세계 시장의 권역 조직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설되는 권역본부는 현대차 △북미 △유럽 △인도, 기아차 △북미 △유럽 등 5곳이다. 북미권역본부는 미국 생산·판매법인과 캐나다·멕시코의 생산·판매법인이 포함된다. 유럽권역본부에는 체코와 터키의 생산법인·현지판매법인으로 구성된다. 인도권역본부는 인도 생산·판매법인 등이다. 각 권역 본부는 해당 지역에 맞는 시장 전략과 생산·판매 등을 고객의 요구에 맞춘 대응을 하게 된다.
각 권역을 맡을 부사장급 인사도 단행됐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은 브라질법인장인 이동우 부사장, 유럽권역본부장은 유럽관리사업부장인 최동우 부사장, 인도권역본부장은 구영기 인도법인장이 각각 임명됐다.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은 현대차 사업관리본부장 임병권 부사장, 유럽권역본부장은 유럽법인장은 박용규 부사장이 맡았다. 공석이 된 현대차 사업관리본부장은 현대차 유럽법인장 김형정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현대차그룹이 권역별 경영에 액셀를 밟는 이유는 올해 처음 도입했던 미국 시장에서 성과가 뚜렷해서다. 지난달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10% 넘게 늘어난 6만6,000여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 합산 판매증가율은 5.9%로 18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했다. 무엇보다 시장의 우려를 낳았던 재고가 빠르게 감소했다. 현지 수요에 맞춰 국내 수출 물량을 줄이고 앨라배마 공장도 감산하는 고강도 쇄신안이 통한 것이다. 하반기는 현지 수요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대거 선보이며 판매 확대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권역별 조직 도입은 현대·기아차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강력한 변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며 “사업환경이 급변해 전혀 다른 차원의 경쟁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변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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