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대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보이콧하고 있는 노동계에 대해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또한 근로시간 단축의 연착륙을 위해 탄력 근로시간제 단위 시간을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정상화, 근로시간 단축,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등 최근 노동현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을 발표했다. 중소기업계는 성명을 통해 △노동계의 장외 투쟁 즉각 중단 및 최저임금위원회로의 조속한 복귀 △내년도 최저임금의 합리적 수준 결정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등을 요청했다.
개막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국내 노조 조합원의 72.5%가 조합원수 1,0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에 소속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 근로자를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노동계는 하루 속히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 저임금과 장시간 근로가 관행이 된 노동시장 구조를 개혁할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의 84.5%가 30인 미만의 영세 중소기업이다.
신정기 중기중앙회 노동인력특별위원장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새로 꾸려진 만큼 지금은 저임금과 장시간 근로에 기초한 노동시장 구조를 개혁할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한 치의 타협과 양보도 없이 협상의 장을 이탈하는 것은 책임 있는 경제 주체의 자세로 볼 수 없다”며 노동계를 압박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중소기업계는 탄력 근로제 확대도 빨리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기존의 인력난에 추가 비용까지 떠안게 된 중소기업의 현실을 고려해 현행 2주(취업규칙), 3개월(노사합의)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각각 3개월과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중소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보다 근로시간 단축이 더 두렵다”며 “회사가 살아 남아야 직원들도 일할 자리가 있는 게 아니냐. 정부가 탄력 근로시간제 1년 확대만이라도 꼭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일본이나 일본,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법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단축하면서 1년 단위 이내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병행 도입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만큼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전산업(13.1%), 제조업(5.1%), 농업(42.8%), 도소매업(18.1%), 숙박서비스업(34.4%), 사업지원서비스업(19.5%) 등으로 생계형 자영업자의 지불 능력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제주=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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