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시간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홍 장관은 21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포함한 중소기업계 입장에 대해 정부에 적극 전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은 일감이 일정치 않아서 일감 들어왔을 때 열심히 일하고 일이 없을 때는 쉬게 하는 게 자연스럽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며 “업계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말씀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있으며 (탄력 근로시간제 시간 확대 문제를) 단기적으로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7월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의 속도 조절을 위해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갖기로 한 것도 그런 차원이라고 본다”며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된 후 노동부에서 현장 조사를 나가면 중기부에서도 현장에 공무원을 보내 업계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흘 일정으로 열리는 포럼에는 전국 업종별·지역별 중소기업 대표 700여명이 참가해 중소기업계 화합을 다지는 한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홍 장관은 ‘개방형 혁신’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서 정부의 핵심 경제 기조인 ‘혁신 성장’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1970~1980년대 눈부신 경제 성장을 거듭한 한국 경제가 지난 30년간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던 것은 기존의 실패한 방식을 답습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된 중요한 기반이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제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창업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그러한 환경을 만들지 못했다”면서 “중기부 장관으로 일한 지난 7개월간 중소기업 지원을 하면서 느낀 것은 ‘사막에 떨어진 한 톨 씨앗을 키우는 것만큼 어렵다’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대기업, 대기업의 계열사, 하도급 기업은 그들만의 성(城)이 있고 성 밖의 기업과는 거래하지 않는 우리의 생태계가 매우 심각하다”며 “물론 기존 산업 구조에서 이러한 폐쇄형 혁신모델은 상당한 장점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삼성이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폐쇄형 모델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게 홍 장관의 진단이다. 그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미국의 5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지난 5년간 4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인수한 반면 우리나라 대기업의 벤처 인수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제부터라도 폐쇄형 혁신 모델에서 벗어나서 개방형 혁신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대기업, 중소기업, 노동자가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 그리고 중소·벤처기업의 혁신 아이디어를 결합해 상생 혁신하는 ‘개방형 혁신’을 대폭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중소벤처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의 주역이 되는 중소기업 중심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행사 이틀째인 22일에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한 경협모델 및 참여방안’을 주제로 ‘중소기업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조봉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의 주제발표를 비롯해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상훈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는 남북 관계 속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한 남북 교류 협력 및 북방진출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친다. 이와관련,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날 행사 개회사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중소기업 스스로 체질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혁신해야 한다”며 “제2·제3 개성공단의 조성, 북한근로자의 중소기업 현장 활용 등을 통해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이 남북 경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3일 폐막 강연에서는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전통기업을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산업간 경계가 붕괴되고 사물인터넷이 발달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통한 제조 혁신의 필요성을 소개한다. /제주=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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