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안 궁금하실 이야기는 그만 하고(…) 혼다코리아가 최근 들어 슈퍼커브와 골드윙 신차를 잇따라 출시했습니다. 둘 다 혼다에도, 라이더들에게도 중요한 모델이죠. 슈퍼커브는 국내에선 배달 바이크로 종종 폄하되지만 무려 출시 60주년, 전세계 1억대 판매란 기록을 보유한 혼다 기술력의 상징과도 같은 바이크입니다. 저도 예전엔 뭣도 몰랐지만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골드윙은 혼다 바이크들 중에서 제일 비싸고 고급진 모델이죠. 슈퍼커브에 비해서 짧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사가 이미 43년이나 됐고, 이번에 출시된 2018 올 뉴 골드윙은 17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입니다.
사실 제가 골드윙에 딱히 관심이 있었던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탈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아는 바가 별로 없었는데, 신차 출시 행사에서 설명을 듣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일단 슈퍼커브부터 봅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 오너들의 요청 사항을 반영한 ‘한국 전용 사양’입니다. 프론트 브레이크를 드럼에서 디스크로 바꿨고 LED 헤드라이트가 달렸습니다.
계기판에는 기어 변속 표시가 추가됐습니다. 이런 편의사양 너무 좋지 말입니다.
리어 캐리어의 크기도 커졌습니다.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국내 출시 후 지금까지 5,000대 가량 팔렸는데 이 중 60%는 상용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상용이 아닌 승용도 짐대가 크면 편리하긴 하죠.
리터당 62.5㎞(2018년식 기준)의 연비와 검증된 내구성은 기본. 2018 슈퍼 커브 구매자 모두에게 ‘2년간 주행거리 무제한 보증’ 혜택이 제공됩니다.
그럼 2년간 무지막지하게 달리고 무료로 수리받으면 좋을 것 같죠? 그런데 슈퍼커브가 그렇게 쉽사리 고장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혼다코리아가 밝힌 슈퍼커브의 연간 판매 목표는 2,300~3,000대 수준. 사실 슈퍼커브 오너들은 슈퍼커브가 ‘배달용’으로만 비춰지는 게 아쉬울 수 있을 텐데, 혼다코리아에서는 현재 6대 4인 상용-승용 판매 비중에 굳이 변화를 추구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2018 슈퍼커브는 빨강, 베이지, 녹색 등 3가지 색깔이고 가격은 237만원입니다.
제품이 잘 만들어져 나왔으니 판매망도 따라줘야겠죠. 현재 전국 혼다 유통망은 총 64곳, 연말까지 4곳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모든 매장은 ‘1 루프(Roof) 3S’를 구현합니다. 한 매장에서 바이크 판매(Sales), 수리(Service), 부품 구입(Spare parts)까지 소화한다는 의미입니다.
슈퍼커브가 혼다 모터사이클의 ‘알파’라면 이제 살펴볼 골드윙은 ‘오메가’ 같은 모델입니다. 끝판왕이랄까요. 이번에 출시된 2018 올 뉴 골드윙은 17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이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편의 사양이 어마무시합니다. 7단 DCT, 에어백은 그렇다 쳐도 ‘워킹 모드(※세 가지 모두 골드윙 투어 DCT 모델만 해당)’가 대단합니다. 후진 기능은 원래 있었는데, 더 발전된 워킹 모드는 버튼만 누르면 앞으로 저속 전진, 뒤로 저속 후진이 됩니다. 좁은 길에서 유턴이나 후진하느라 바둥거렸던 날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며(눈물)…놀라울 따름입니다.
올 뉴 골드윙은 모터사이클로선 유일하게 수평대향 6기통 1,833㏄ 엔진을 자랑하고, 최고출력 126마련에 최대토크 17.3㎏·m입니다. 그러면서도 엔진 크기가 줄었고 경량화도 이뤄지면서 공차중량이 이전 모델보다 40㎏ 줄어든 365㎏(기본 모델 기준)이라네요. 저에겐 넘사벽인 무게지만 중심이 낮게 만들어져 생각보다는(!) 가벼운 느낌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확실히 넘사벽입니다. 기본 모델이 3,250만원, 골드윙 투어 DCT 모델은 4,150만원. 비싼 가격에도 워낙 투어러의 대명사다보니 지난 2004년 국내 첫 출시 이후 1,900대 가량 팔렸습니다. 2018 올 뉴 골드윙의 연간 판매목표는 400대 정도라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보고 가시길 바랍니다. 골드윙의 과거 모델들입니다. 첫 번째 모델은 1972년 공개된 ‘프로젝트 M1’, 골드윙의 프로토타입입니다. 전혀 지금의 골드윙같지 않다는 점!
그리고 최초의 골드윙 모델인 GL1000이 1975년에 등장하게 됩니다.
지금과 같은 골드윙의 모습이 갖춰진 건 1982년입니다. 이거 심하게 예쁘지 않습니까?
제가 저렇게 크고 무거운 바이크를 탈 날이 오진 않을 것 같지만, 모터사이클에 적용되는 기술이 저렇게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클래식 바이크들에도 마구마구 도입되길 바라며(과연…)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다음 번 두유바이크에서 또 만나요!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