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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X4' 타보니] 강력한 성능에 드리프트까지…'SAC의 진가' 뽐내다

차체 낮추고 휠베이스 넓혀 안정감↑

외관·주행성능 모두 기대치 웃돌아

10월 국내 출시…경쟁 치열해질 듯

BMW 뉴 X4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국도 주행 모습. BMW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패키지를 작동하면 시속 210㎞까지 일정 시간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주행이 가능하다./사진제공=BMW그룹 코리아




이제서야 본연의 색깔을 찾았다. 우뚝 솟은 형태의 차체는 낮고 넓게 바꿨다. 휠베이스를 늘려 안정감을 키웠다. 본연의 디자인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최신 트렌드를 입혔다. 한 층 강력해진 엔진은 날렵해진 외형과 어울려 운전의 재미를 일깨워 준다. BMW가 출시한 신형 ‘X4’ 얘기다. 이전 모델인 1세대 X4가 출시된 지 4년 만에 BMW는 완전변경 모델을 내 놨다. 통상적인 주기(7~8년)의 절반 만에 2세대를 출시한 것은 해당 차급의 경쟁이 그 만큼 치열하고, 이전 모델로는 밀릴 수 있다는 절박함의 방증이다. 서둘러 나온 작품이지만 급하게 조합한 것은 아니다. 외관은 물론 주행 성능 모두 기대치를 웃돈다. 최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 인근 국도와 BMW 퍼포먼스센터 트랙에서 BMW 뉴 X4의 운전대를 잡아 봤다.



◇SAC의 정체성을 찾은 디자인=짝수가 붙는 BMW 모델들은 브랜드 내에서 스타일을 담당한다. 중형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AC)로 분류되는 X4 역시 ‘X3’나 ‘X5’ 등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비해 외관부터가 남다르다. 루프 라인이 뒤쪽으로 부드럽게 떨어지는 쿠페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 뉴 X4는 이전 모델에 비해 떨어지는 각도를 한 층 낮췄다. 전체적으로는 코너링 시 휘청거릴 것만 같이 우뚝 솟은 차체를 지긋이 누른 듯한 느낌이다. 전장은 81㎜ 늘었고, 휠베이스도 54㎜ 길어졌다. 반면 높이는 3㎜ 낮아졌고 폭은 37㎜ 늘어나 안정감이 커졌다. 외관에서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후면 램프다. 차체의 비율이 달라진 데 맞춰 램프 형상도 측면까지 나오도록 얇고 길게 뺐다. 이는 날렵한 후방 램프라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요하임 둔켈 BMW X4 프로젝트 매니저는 “실루엣을 다이내믹하게 변화시켜 선명하면서도 간결한 스타일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전체적인 형상은 강렬할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현대적인 게 X4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BMW 뉴 X4의 트랙 주행 모습. 이전 모델에 비해 차체가 낮고 휠베이스가 길어져 공격적인 코너링이 가능하다. /사진제공=BMW그룹 코리아




◇강력해진 주행 성능=외형만 날렵해진 것은 아니다. 시승 차량은 뉴 X4의 최고급 모델인 BMW X4 M40d.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두 개의 터보차저와 결합해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69.4㎏·m의 괴력을 발휘한다. 총 200㎞의 시승 구간 중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의 경계 지역의 산길에서 새로워진 뉴 X4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났다. 구불구불하면서도 급경사의 2차선 도로. 가속페달을 꾹 밟자 2,000㎏에 육박하는 차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치고 나갔다. 분당 엔진 회전수(rpm)에 맞춰 두 개의 터보차저가 순차적으로 작동해 강한 압력으로 공기를 밀어 넣어 주는 덕분이다. 산을 넘어 내리막 곡선 구간에서는 차체 제어장치(DSC)가 빛을 발했다. X4 M40d에는 ‘디퍼렌셜 록(Differential Lock)’ 시스템이 탑재됐다. 코너링 시 후방 안쪽 바퀴의 회전 속도를 억제해 주는 기능이다. 구불구불한 코너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며 급하게 운전대를 돌려도 밖으로 밀려날 일은 없다는 믿음을 준다.

원형 주행로에 서 있는 BMW 뉴 X4. 무게 중심이 낮아 진 덕분에 안정적인 드레프트가 가능하다. /사진제공-BMW그룹 코리아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을 마치고 BMW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 인근의 퍼포먼스 센터 트랙에 들어서서 차를 몰아붙여 봤다. 공식 제로백은 4.9초.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순식간에 시속 100㎞를 훌쩍 넘어선다. 브레이킹을 하며 코너를 절반 가량 돈 후 재차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웅~’하는 엔진소리가 났지만 가속은 억제됐다.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이 개입해 동력 전달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DSC를 끄자 차는 돌변했다. 지그재그 형상의 코너에서도 ‘참지마~’ 라고 유혹하듯이 즉각적인 힘을 내뿜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원형 주행 구간에서 진행된 드래프트 체험. 아무리 전고를 낮추고 폭을 넓혔다지만 이 차는 세단보다 높다. 시속 70~80㎞로 원형 트랙을 달리다가 브레이크 페달을 누르는 압력을 조절하자 차는 큰 불안감 없이 옆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안정적인 비율은 디자인적인 요소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뜨거워질 국내 SUV 경쟁=BMW는 신형 X4를 10월께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모델은 시승차량인 X4 M40d와 엔트리급 모델인 X4 xDrive 20d. X4 xDrive 20d의 가격은 7,000만원대 중반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이후 X4 xDrive 20i와 X4 xDrive 30i 등 가솔린 모델로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게 BMW의 계획이다. 뉴 X4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LC 쿠페다. 지난해 4월 국내 시장에 등장한 GLC 쿠페는 8개월 동안 2,500대 이상이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 판매량 역시 GLC 쿠페 1,123대가 X4(774대)를 앞선다. 그러나 10월 신형 X4가 출시되면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미국)=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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