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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로 영역 넓히는 금융투자]"경기변동 직접 영향 안받고 안정적"...연기금·공제회 등 앞다퉈 공략

큰손 몰리는 인프라 투자

국민연금·교직원·행정공제회 등

인프라 PEF·펀드 투자 대거 확대

IB부문 강화 나선 증권사도 적극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행정공제회 등 자본시장의 큰손들이 인프라 투자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높은 채권 투자 비중은 금리 인상기에는 평가 손실의 위험이 있다. 주식은 지난해 코스피 활황으로 재미를 봤지만 올해는 시장 변동성 확대로 리스크가 커졌다. 경기를 타는 부동산 투자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인프라는 연기금에 안성맞춤인 투자 자산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교직원공제회·행정공제회 등 연기금과 주요 증권사들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인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3개의 사모펀드(PEF) 중 인프라제7호PEF에 가장 큰 주요투자가(LP)로 참여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영국과 프랑스 채널터널을 잇는 유로스타의 영국 내 선로 운영권 인수에 4,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CIO) 공백 사태가 길어지면서 대체투자 순 집행금액이 최근 6개월간 5,623억원가량 줄어들었다.

대체투자의 강자로 불리는 교직원공제회도 국내외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교공의 지난해 대체투자 자산은 전년 대비 1조2,020억원 증가했고 5.8%의 수익률도 기록했다. 교공의 올해 대체투자 비중은 54.3%로 절반을 넘는다. 행정공제회는 인프라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관이다. 지난 4월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인프라 자산을 사들이고 유로화로 투자를 진행하는 맥쿼리인프라펀드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연초에는 북미 지역 사모 대출펀드에 총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밖에 올 2월 영국의 수처리 시설과 송배전망, 정부 규제자산 등에 투자하는 달모어캐피털(Dalmore Capital) 인프라펀드에 700억원가량을 출자했다. 지난해에는 호주 자산운용사 AMP캐피털이 운용하는 공공서비스 인프라펀드, 호주 시드니 전기 배전관 민영화 사업 투자에도 나섰다. 다소 보수적인 성격의 투자를 진행했던 우정사업본부도 1조원짜리 해외 인프라펀드 조성에 나섰다. 우본은 이번 펀드에 최대 5,000억원까지 출자한다. 선진국이 많은 북미나 유럽·호주가 주요 투자처로 북미 지역에 대해서는 에너지 섹터 비율을 20% 이하로 유지한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올해 인프라 투자를 7,4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6,200억원) 대비 20%가량 늘린 수치로 전체 운용자산 중 인프라투자 비중은 1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공은 지난해 미국 가스 복합화력 발전 인프라에 투자하는 등 미국 인프라 시장을 중점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가 각광 받은 것은 안정적인 수익률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대표적이다. 2010년 영국 개트윅공항에 지분 1,800억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500%가 넘는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은 또 2010년 미국 텍사스와 뉴저지까지 연결하는 최장 송유관인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의 지분 23.44%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는데 큰 수익이 기대된다. 교직원공제회는 2009~2014년 호주 빅토리아주 담수화플랜트 시설에 1,399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미 695억원가량은 회수했고 투자가 평가 금액은 2,241억원으로 투자 금액을 넘어선다.



대체투자가 호황이다 보니 인력 쟁탈전도 한창이다. 국민연금은 싱가포르에서 해외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운용역 채용에 나선 바 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달 대체투자본부가 대체투자를 담당할 과·차장급 경력 운용역을 뽑았다.

큰손들뿐 아니라 IB 부문을 강화하고 나선 주요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호주 퀸즐랜드주의 어버포인트 석탄선적터미널을 담보로 하는 대출 채권에 3억3,000만호주달러(2,724억원)를 투자한다. 투자기간은 7년이고 이자율은 연 5%대다. 삼성증권은 IBK투자증권·한화증권 등과 함께 8,000억원 규모의 프랑스 됭케르크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지분 인수에 성공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역시 최근 미국 가스복합 화력발전소에 2,600억원을 투자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향후 대북 경협이 확대되면 철도나 도로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시장은 44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이유”라며 “다만 인프라 투자는 전문 분야에 20~30년간 장기 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하기 전 촘촘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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