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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주력업종 정밀진단]디스플레이 장비·소재기업 영업동맹 구축...정부는 특화펀드 만들어 R&D 지원을

■전문가들이 본 디스플레이산업 해법

기업들 과당 출혈경쟁에 내몰려

협업으로 원가경쟁력 강화 필요

R&D는 미래 디스플레이 핵심키

정부, 보조금 등 적극 지원해야

전문가들은 중국 공세에 맞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의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턱없이 부족한 연구개발(R&D) 자금 마련을 위해 업종에 특화된 펀드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 기업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팹(공장)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팹으로 전환하는 것을 서둘러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서원형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지원본부장은 출혈경쟁에 내몰린 국내 기업에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서 본부장은 “국내 패널 업체의 투자가 없는 상황에서 장비·소재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중국만 바라보고 있다”며 “문제는 산업 전반이 과당 출혈 경쟁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만연하고 있는 근시안적 출혈경쟁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끼리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장비를 묶어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공동대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한마디로 영업 방식에 변화를 줘 물량공세로 가격 후려치기에 나서는 중국 업체에 맞서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OLED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도 국내 업체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LCD 진영의 중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OLED 산업 전반이 규모의 경제에 진입해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내 업체 간 협력을 적극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핀치에 몰린 LCD, 성장이 더딘 OLED’라는 보릿고개를 넘으려면 결국 R&D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최영산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패널 업체만 봐도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 BOE 등의 물량공세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중소형 OLED(P-OLED) 가격 통제권을 갖고 있어 신규 수요처 발굴이 절실하다”며 “기술투자가 안 되면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도 “LCD 업황 부진으로 재무지표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신규 투자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R&D 자금 지원은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그간 시장을 방치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 올해 디스플레이 업종에 지원된 정부 R&D 자금은 20억원도 채 안 되는 실정이다. 각종 보조금 등을 등에 업고 기술개발 투자, 연구원 스카우트 등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BOE 등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서 본부장은 “기술 우위를 유지하려면 기술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정부가 도와야 한다”며 “일종의 기금·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에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반도체·로봇 같은 업종만 해도 디스플레이보다 여건이 낫다”며 “현재는 개별 기업이 벤처캐피털에 의존하는 각개전투 형태인데 보다 체계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정부 주도로 디스플레이에 특화된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애널리스트도 “패널 업체나 장비·소재 업체의 수요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나와야 한다”며 “이미 장비 쪽은 신시장 창출보다는 국내 업체끼리 서로의 시장을 잠식하는 양상인데 결국 R&D 자금 부족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R&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키로 꼽힌다. 서 본부장은 “LCD·OLED를 뛰어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소재·장비는 물론 모듈 단계에까지 변화를 동반하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라며 “패널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적용 범위가 넓어 누가 선점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며 “기술개발에 소홀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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