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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3개월만에 총알장전…수입차 할인경쟁 재격발하나

벤츠파이낸셜 800억 회사채 발행

"아우디 공격 영업 맞대응 아니냐"

의심 속 국산차 불통튈까 긴장

메르세데츠-벤츠코리아의 금융 자회사가 3개월 만에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초 경쟁사인 BMW와 끝장 할인 경쟁을 벌였던 벤츠가 자금을 조달하자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년 만에 국내 시장에 복귀한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일으킨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하반기 수입차들의 할인 전쟁이 격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지난 6일 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벤츠파이낸셜은 벤츠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할부금융을 제공하는 벤츠코리아 자회사다. 벤츠파이낸셜이 자금 조달에 나서자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벤츠파이낸셜이 자금을 조달한 2월(1,300억원)과 4월(1,600억원)은 수입차 업계에서 일대 할인 전쟁이 벌어졌던 시기다. 브랜드 명성이 높은 벤츠가 E200을 최대 1,000만원 가량 할인하자 BMW가 맞불을 놓으며 할인 경쟁이 4월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5월 두 회사는 프로모션을 줄이며 혈투를 멈춘 상태다. 그런데 벤츠가 3달 만에 다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벤츠파이낸셜은 “2016년 발행한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해 상환을 위해서 다시 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벤츠와 BMW의 끝장 할인 경쟁 이후 잠시 국내 시장을 떠났던 아우디가 복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할인전쟁이 종전으로 치닫던 지난 3월 말 국내 시장에 주력 중형 세단인 A6를 2년 만에 판매 재개했고 4월 1,405대를 팔아 단숨에 수입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올랐다. 이어 지난달도 891대를 판매하며 3위를 기록 중이다. A6 활약으로 아우디코리아의 상반기 판매대수는 5,011대로 전년에 비해 445%나 성장했다.



아우디는 벤츠와 BMW가 할인을 줄이는 시기에 더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판매대수를 늘렸다. 일부 딜러의 경우 최대 1,400만원 가량의 폭탄 할인을 통해 A6 가격을 4,000만원대 후반까지 떨어뜨렸다. A6는 완전변경된 신형이 나올 예정이라 국내에 구형 물량을 쏟아낸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숨은 경쟁자인 렉서스도 ES300h를 이르면 10월께 내놓을 예정이다. 연말로 향할수록 수입차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많은 중형세단 라인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벤츠파이낸셜이 회사채를 조달하자 할인 전쟁이 재현될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할인 경쟁에 국내 업체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우디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계열사인 폭스바겐도 할인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 티구안의 경우 최저 3,4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되며 수입차 1위에 올랐다. 국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티구안이 잘 팔리면 같은 크기인 투싼이 아니라 비슷한 가격대인 싼타페가 영향을 받는 구조”라며 “수입차 할인 경쟁의 불똥이 국산차로 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수입차 업체들은 연말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수입차 수요가 폭증하면서 현재 벤츠와 BMW의 인기차종을 받으려면 2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볼보 XC60의 경우 최대 1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데 굳이 차를 싸게 팔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현재 한국 지사에서 본사에 차량 배정을 호소할 만큼 물량이 모자란데 차를 싸게 더 팔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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