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회계와 관련해 1차 결론이 내려졌지만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상장폐지 위기는 넘겼지만 추가 심의가 남는 등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서다. 투자에는 신중함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고비를 넘긴 만큼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13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중 한때 7% 이상 급락한 끝에 전일보다 6.3% 떨어진 40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2차 회의를 앞두고 불안심리가 극대화된 지난달 11일(전일 대비 -6.5%)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률이다. 개인과 기관은 삼성바이오 주식을 각각 54억원, 3억원 규모로 순매수했지만 외국인투자가는 7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삼성바이오의 모회사인 삼성물산(028260)도 전일보다 3.7% 떨어진 11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삼성바이오의 주가는 연중 최고가(4월 11일 58만4,000원·종가 기준) 대비 31.2%나 추락한 가격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현재로서는 투자방향을 제시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낄 정도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기준 변경이 회계기준에 위반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고 이는 상장적격실질심사 대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격적 베팅을 주문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의 최대 리스크인 상장폐지가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비를 넘겼다는 이유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폐지만 아니라면 과징금이 100억원이든, 1,000억원이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관계회사 변경에 대한 추가 심의가 예정돼 있어 회계 리스크는 남아 있지만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보다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진단했다.
최악의 경우라도 상장폐지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된다면 제약·바이오 업종뿐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 전체에 대한 디스카운트로 확대돼 충격이 클 것”이라면서도 “과거 대우조선해양·한국항공우주 등에서 분식회계가 발생했지만 상장폐지되지 않았던 사례와 경중·형평성을 고려하면 상장폐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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