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전 세계 TV 시장점유율이 올 1·4분기에 10%대로 떨어졌다. ‘카피캣’으로 폄하했던 TCL 등 중국 업체의 급성장에 따른 것으로, 올해 시장 점유율도 지난 2012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20%대가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 가전인 TV의 고전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새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는 가전 산업의 미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1·4분기 삼성전자의 TV 시장점유율은 19.2%(판매 수량 기준)를 기록했다. LG전자가 13.2%로 2위에 오른 가운데 중국의 TCL(7.9%)과 하이센스(6.2%), 소니(4.9%) 등이 뒤를 이었다. 2016년 삼성의 점유율이 21.6%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15개월 만에 2.4%포인트가 빠진 것이다. 삼성이 잃은 시장은 고스란히 중국 업체가 가져갔다. 같은 기간 TCL은 2.1%포인트, 하이센스와 AOC는 각각 0.1%포인트, 1.0%포인트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대당 1,000달러 이하 제품의 비중이 전체의 89.4%(올 1·4분기 기준)일 만큼 세계 TV 시장이 여전히 중저가 모델 우위인 상황에서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가전 업계의 한 임원은 “중국의 가격할인 공세가 극심한 중저가 라인에서 한국 TV가 살아남기는 힘들기 때문에 결국 프리미엄 시장으로 가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여기서도 더딘 시장 성장과 일본 업체의 부활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 트렌드가 인공지능(AI)까지 적용되는 스마트홈으로 진화되고 있어 차별화 전략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상훈·신희철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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