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에서 헤매던 자동차주에 기관들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팀은 “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에서 현대차(005380)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소식도 자동차주에는 긍정적이다.
16일 현대모비스(012330)는 전일보다 3.25% 오른 22만2,500원에 거래되며 1개월여 만에 22만원대(종가 기준)를 회복했다. 현대차는 전일보다 2.86% 상승한 12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기아차(000270)·만도(204320)·현대위아(011210)·한온시스템(018880) 등 자동차주·부품주들이 대거 상승세를 나타냈다. 최근 5거래일 동안 현대모비스 8%, 한온시스템 4.24%, 만도는 2.98% 오르는 등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 기간 상승률이 1.2%에 불과하지만 5~6월 사이 20% 넘게 하락세가 계속되며 지난 4일 11만8,000원까지 떨어져 8년 만의 최저가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변화를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다. 자동차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자동차도 4일을 기점으로 8.63% 상승했다.
이날 반등은 무역전쟁에 현대차의 반사이익이 실제 수치로 확인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6월 중국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168만7,000대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고 특히 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은 18만1,200대(시장 점유율 9.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9%나 줄었다. 반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후폭풍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11만4,100대로 지난해 6월(5만4,052대)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5%에서 6%로 올랐다. 5월까지 10위권 밖에 있던 현대차 합작사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8만7,100대로 7위로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관련주의 주가에 악재가 대부분 반영돼 바닥을 찍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가 우려, 노조 파업, 코스피 부진 등 대부분의 악재가 일회성 요인이고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하락보다는 실적발표 전후로 주가가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2·4분기 실적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자동차 기업의 2·4분기 실적이 1·4분기와 마찬가지로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8.96% 떨어진 9,551억원, 기아차는 9.88% 하락한 3,6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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