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된 지난 7월 주요 편의점 업체의 점포 순증 규모가 전년 동월보다 최대 3분의1가량 감소했다. 경쟁 심화에 최저임금마저 큰 폭으로 뛰면서 우려했던 편의점 신규 출점 ‘절벽’ 현상이 가시화되는 분위기이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논란 등으로 가맹문의가 ‘뚝’ 끊겼다”며 “이미 실적이 검증된 점포의 양수·양도 수요조차 사라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일부에서는 올해 폐점 점포가 3,000곳 이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5일 서울경제신문이 7월 주요 편의점 업체의 점포 순증(개점점포에서 폐점점포를 뺀 수치) 규모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7월14일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했다. 이후 가맹점주들이 반발하는 등 편의점 업계가 홍역을 앓고 있다.
올 7월 점포 순증 현황을 보면 업계 1위인 BGF리테일(282330)의 씨유(CU)는 49개의 점포가 늘었다. 전년 7월 150개에 비해 무려 101(67% 감소)개가 줄었다. 3분의1 수준까지 순증 점포가 추락한 것이다. 2위인 GS리테일(007070)의 GS25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순증 점포가 지난해 7월에는 135개에 달했으나 올 7월에는 72개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편의점 1·2위인 이들 두 업체의 경우 지난해만 해도 점포 순증 수가 적게는 100개, 많게는 200개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점포 증가율이 계속 줄면서 7월에는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화됐다.
이런 가운데 NH투자증권은 편의점 폐점률이 지난해 4%대에서 올해 7%대로 뛰면서 3,000곳 이상의 편의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영 연구원은 “점주 수익 악화로 하반기에는 점포 순증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점포당 매출의 경우 구매단가 상승 효과를 제외하면 구매 건수는 여전히 감소세”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인상된 내년 최저임금을 실제로 적용하지도 않았는데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다점포 점주들을 중심으로 폐점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편의점 현장에서는 신규 창업 문의가 크게 줄었다. 이렇다 보니 가맹본부가 점주 모집을 위해 사례비까지 내걸었다. GS25는 최근 자사 편의점 경영주들에게 ‘경영주 소개 포상비 프로모션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지난달 25일부터 올해 말까지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경영주를 소개했을 때 면담을 통과하기만 하면 1명당 1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소개한 예비 경영주가 실제로 점포를 열면 경영주 소개 포상금으로 50만원을 지급하며 편의점이 들어서기 좋은 자리를 알려줄 경우에도 포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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