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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자들 "그래도 부동산" 자산 53% 건물 ·상가 등 투자

KB금융 '2018 대한민국 부자보고서'

금융자산 10억 이상 28만명 1년새 15.2%↑

1인당 평균 23억 보유

유망 투자처로도 부동산 꼽아





국내에서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1년 만에 3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들의 부동산자산 비중은 2년 새 증가했고 금융자산 중 주식의 비중은 1년 새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자들의 31%는 향후 1년 부동산 경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으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고수익 전망은 다소 둔화됐다.

6일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개인은 27만8,000명으로 1년 새 15.2%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1인당 평균 23억2,000만원으로 총 규모는 646조원에 달했다. 부자들이 국내 가계 총 금융자산의 17.6%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KB금융경영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주식 시장 호황,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 등이 맞물려 부가 부를 낳으면서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부자들은 자산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했다. 올해 기준으로 주택이나 건물·상가·토지 등 부동산자산의 비중이 53.3%였고 금융자산이 42.3%, 예술품 등 기타자산이 4.4%로 나타났다. 특히 2012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던 부동산자산 비중이 최근 2년 새 증가했다. 2016년에 51.4%까지 떨어졌다가 부동산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2017년 52.2%로 올랐고 올해는 53.3%로 뛰었다.

한국 부자의 부동산 자산 포트폴리오는 거주용 부동산(주택·아파트·오피스텔) 45.9%, 빌딩·상가 21.3%, 투자용 부동산(주택·아파트·오피스텔) 20.6%, 토지·임야 12.1%로 구성됐다. 부자들은 자산이 많을수록 투자용 부동산 비중이 높았고 다른 투자처보다 빌딩과 상가의 비중이 확연하게 상승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빌딩과 상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총자산이 100억원 이상인 경우 39.3%로 총자산 30억원 미만(4.9%)과 차이가 컸다”며 “총자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투자 규모가 큰 빌딩과 상가로 운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1년간 국내 부동산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좋아질 것(25.5%)’이라는 응답이 ‘나빠질 것(21.5%)’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그러나 서울·수도권 부자는 긍정 응답 비중이 31%로 부정(16%) 응답보다 컸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 경기 위축을 반영하듯 지방 부자는 부정(37%) 응답이 긍정(10%) 응답보다 우세했다.



향후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 투자처로도 ‘국내 부동산’이라고 응답한 비중(29%)이 가장 높았다. 다만 부동산 선호는 전년(32%) 대비 소폭 감소했다. 또 ‘향후 부동산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도 전년(69%) 대비 상승한 73%로 높아져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고수익 전망이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사모펀드 투자 의향이 지난해 대비 약 22%포인트 상승한 38.5%를 기록했다. 새로운 고수익 투자처를 찾으려는 의향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한국 부자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11.8%로 조사돼 지난해(20.4%)보다 8.6%포인트나 떨어졌다. 11.8%는 조사가 시작된 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 부자 중 주식을 보유한 비율은 54%로 전년 조사 대비 무려 20.1%포인트나 하락했다. 1년 전 주식을 갖고 있던 부자 10명 중 3명은 전량 매도해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을 없앴다. 연구소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분쟁, 신흥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주식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현금·예적금 비율은 51%로 1년 전(48.9%) 대비 증가했다. 채권·신탁이나 투자·저축성보험의 비중도 소폭 증가해 부자들이 안정적 수익이나 유동성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부자들이 거주하는 곳을 살펴보면 서울 거주자가 12만2,000명으로 전체의 43.7%를 차지했다. 경기(21.3%), 부산(6.6%)이 그 뒤를 이었다. 여전히 서울에 부자가 많지만 비중은 2013년 47.3%에 비해 줄어들었다. 서울 내에서는 이른바 강남3구라고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구의 거주자가 4만3,000명으로 서울 부자 가운데 3명 중 1명(35.6%)이 강남3구에 살았다. 다만 강남3구의 부자 쏠림현상은 2013년(37.5%) 대비 소폭 완화됐다.

암호화폐에 투자해본 부자들은 많았지만 앞으로 투자할 의향은 적었다. 앞으로 암호화폐에 투자할 의향에 대한 질문에는 부자 중 2.3%만이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투자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무려 74.8%였다. 아울러 현재의 세금 납부액이 재무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60%를 상회했다. 부자들은 부동산 처분의 주요 사유로 ‘세금 부담’을 꼽았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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