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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착시효과에... KB만 대출금리 '뚝'

1%대 '경찰대출' 확대 등

우량고객 대상 마케팅 결과

시장금리 역행...0.34%P↓





은행연합회가 매달 국내 은행들의 대출 금리를 비교 공시하고 있지만 착시효과가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우대 혜택이 큰 대규모 기관 대출이 많은 달은 금리가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리 상승 압력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서도 지난 6월 국내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중 KB국민은행만 유일하게 하락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올해 6월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95%로 전년 동기 대비 0.34%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의 이 같은 추이는 다른 은행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신한·우리·KEB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은 같은 기간 각각 0.42%, 0.08%, 0.48%씩 평균 금리가 상승했다. 국내 은행 대다수의 평균 금리가 상승한 것은 미국이 지난해 말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신용대출 금리 산정의 기반이 되는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추세에 있어서다. 은행들은 통상 금융채 6개월물에 개별 은행이 책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신용대출 금리를 정하는데 금융채 AAA등급 6개월물은 지난해 6월 초 1.37%에서 올해 6월 초 1.79%로 0.42%포인트 올랐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올라간 것은 물론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늘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금리 대출을 늘림에 따라 전체 금리가 더 높게 보인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국내 은행들은 일반 신용대출로 구분된 모든 신규 상품의 전달 금리를 가중 평균해 공시한다. 그러다 보니 해당 월에 중금리 대출이나 기관 대출이 많이 늘면 착시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민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추이만 다른 은행과 엇갈린 것은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낮게는 1% 후반대의 초저금리로 ‘무궁화신용대출’을 대거 취급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경찰공무원 대상 대출공급사업권을 따낸 국민은행은 올해 초까지 무궁화대출 영업에 공을 들였다. 이를 통해 올해 1·4분기까지 무궁화신용대출 잔액이 약 6,500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 1·4분기 동안 국민은행의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5,900억여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면서 “무궁화대출을 제외하면 새로 빌려준 것보다는 상환된 신용대출이 더 많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국민은행은 지난해 주거래은행 협약을 맺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방기술품질원 직원들에게도 2% 이하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내줬다.

이로 인해 국민은행은 세 분기 연속 순이자마진(NIM)이 1.71%로 정체됐음에도 2·4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 1.63%, 우리은행 1.52%, 하나은행 1.57% 등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각각 0.05%포인트, 0.04%포인트, 0.05%포인트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관 영업을 강화해 집단 신용대출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보여 NIM에도 작용하는 통계의 오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혁·황정원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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