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대기업에 연일 투자 확대를 독려하는 가운데 한화그룹이 앞으로 5년간 22조원의 신규 투자와 3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중장기 투자를 통해 새로운 경영환경에 대응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삼성과 현대차, SK, LG, 신세계 등 주요 그룹이 앞다퉈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정부의 투자 확대 요청에 화답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미래 성장기반 구축과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5년간 총 22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3만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연 평균 4조4,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규모로 최근 3년 평균 투자액(3조2,000억원)보다 37%나 늘어난 것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우선 항공기 부품 및 방위 산업 분야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5년간 총 4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산 무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이른바 ‘방위 산업의 한류’를 이끌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원가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5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고용창출 효과가 큰 신규 리조트와 복합 쇼핑몰 개발 등 서비스 산업에도 4조원을 투입한다.
특히 한화그룹은 ‘글로벌 1위 태양광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3020’ 정책에 부응한다는 차원에서 태양광 사업에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그룹의 또 다른 축인 금융 부문에서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별도로 투자 계획을 추가로 확정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연간 3,000~4,000명 수준이던 고용규모를 지난 2016년부터 태양광 공장 신설 등 신산업 진출을 계기로 6,000명 규모로 늘린 데 이어 앞으로 5년간 7,000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화는 최근 진행하고 있는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투자·고용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와 병행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상생협력·동반성장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청년들의 창업과 취업을 위한 플랫폼도 구축하기로 했다. 단순 채용에서 한발 나아가 청년 사업가 육성을 위한 사업도 본격 전개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청년·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투자펀드를 운용하는 한편 자체 인재육성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드림플러스’도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4,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통해 협력사에 대해 저금리 대출 및 자금 지원을 하는 동시에 중소 협력사들의 생산성 향상과 연구개발(R&D), 판로 개척 등도 돕기로 했다. 그룹 측은 이번 중장기 투자·고용 계획을 통해 올해 70조원 수준의 매출 규모가 오는 2023년에는 100조원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화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범국가적 차원의 성장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려는 노력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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