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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프랜차이즈] 최저임금 직격탄…"가맹사업 못하겠다" 올 자진취소 634건

아르바이트 등 인건비 상승 가팔라

가맹점주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규제 강화에 새 수익원도 못찾아

대형 프랜차이즈들도 '구조조정'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이 21일 서울 송파구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점 시 위약금을 물지 않는 ‘희망폐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실질적인 수익구조 개선 없이 내년을 맞을 경우 편의점주 월수익이 80만원대로 급락하게 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전국가맹점주협의회




김밥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김가네는 지난 4월 ‘보족애’와 ‘쭈가네’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던 서브브랜드 2개의 가맹사업을 중단했다. 두 브랜드 모두 한때 가맹점을 10여개까지 늘렸지만 사업확장에는 실패했다. 최저임금 인상, 가맹사업 규제 강화 등 정책 리스크가 커진데다 업황마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한 탓이다. 김가네의 한 관계자는 “성공한 브랜드라고 손 놓고 있다가는 언제든지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며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놀부 부대찌개’로 이름을 알린 놀부 역시 올해 4월 서브브랜드 ‘엔테이블(n Table)’과 ‘차룽반점’의 가맹사업 등록을 스스로 취소했다. 국순당은 ‘우리술상’이라는 주점 프랜차이즈의 가맹사업을 4월부로 중단한 바 있다. 이들처럼 프랜차이즈 사업을 접는 사례가 올해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통해 가맹본부 정보공개서를 자진 취소한 건수를 집계해본 결과 올 들어 7월까지 63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23건의 자진 취소 건수보다 1.76% 늘어난 수준인데 2015년(419건), 2016년(494건)과 비교하면 자진 취소 건수가 월등히 늘어났다. 공정거래조정원의 한 관계자는 “자진 취소의 경우 가맹사업을 접고 직영점 체제로 바꾼 것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폐업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맹본부들이 “더 이상 못하겠다”며 공들여 키운 브랜드를 직접 없애는 데는 정부 정책의 영향이 컸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직격탄이 됐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사전적으로 폐업에 나선 이유로 분석된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이 가팔라 가맹점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최저임금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부담에 사업 포기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프랜차이즈 규제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어려워진 점도 한몫했다. 최근 개정된 가맹거래법 시행령이 적용되면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가맹점주가 본부에 그만큼의 가맹금을 내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됐다. 본부가 가맹점에 제공하는 필수품목을 통한 가맹금 수취 여부, 공급가격 상·하한 등을 공개하게 하면서 물품유통을 통한 수익창출을 사실상 막았다. 정부는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 근접거리에 다른 브랜드의 출점을 제한하는 방안까지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 중 하나로 발표할 예정이다. 임영태 프랜차이즈협회 사무총장은 “프랜차이즈 사업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영세 프랜차이즈는 물론이고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대형 프랜차이즈들마저 브랜드를 구조조정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가맹사업자로 등록은 해뒀지만 사업이 부진하고 역량이 부족한 곳들도 자진해서 가맹사업 등록을 취소하거나 취소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세 프랜차이즈 본부의 여건은 더욱 좋지 않다. 지난달 가맹사업을 접고 폐업했다는 한 학원 프랜차이즈 대표는 “우리 학원의 경우 취미생활과 연관된 업종이라 경기가 얼어붙으면 바로 수강생 모집에 적신호가 켜진다”며 “최근 경기불황도 폐업을 결정한 원인 중 하나”라고 토로했다.

가맹사업자들의 급격한 자진 퇴출은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프랜차이즈 본부의 평균 고용인원이 3.8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7월까지 프랜차이즈 본부에서만 2,400여명의 고용감소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본부당 평균 가맹점 수인 65개, 가맹점당 고용인원 4명까지 고려하면 16만명 안팎의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강광우·박윤선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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