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037560)가 업계 3위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실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에 인수될 것으로 전망된 CJ헬로가 반대로 동종업종 내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다. 관련업계는 CJ헬로가 인터넷TV(IPTV)가 아닌 케이블TV에서 주도하는 유료방송 산업 재편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는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이번주부터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사는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CJ그룹 내부소식에 밝은 한 IB 업계 관계자는 “CJ헬로가 딜라이브 실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업계에서는 적지 않은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며 “최근 CJ그룹 내부에서 매각 보다 인수를 통한 사업재편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CJ헬로는 이번 실사를 통해 적정 인수가격 등을 산정하고 가격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딜라이브 인수가격이 1조3,000억~1조4,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CJ헬로는 올 4월 현재 케이블TV 점유율 29.66%로 업계 1위 사업자다. 딜라이브는 점유율 16.53%로 케이블TV 3위 사업자다. CJ헬로의 인수거래가 완료되면 IPTV·위성방송을 포함해 전체 유료방송 점유율 2위로 올라선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IPTV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IPTV 2위인 SK브로드밴드를 단번에 역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CJ헬로 역시 CJ그룹의 콘텐츠 사업 확장 기조 아래 유료방송 플랫폼을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이에 양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 인수거래는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됐던 CJ헬로가 반대로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최근 달라진 유료방송 산업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의 전년 대비 가입자 감소율은 각각 0.1%포인트, 0.7%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 KT와 SK브로드밴드는 같은 기간 0.7%포인트, 0.5%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3년 전에 비해 IPTV의 점유율 상승과 케이블TV의 하락 속도가 지지부진해졌다”며 “가입자 이탈 속도가 정체되자 CJ헬로 입장에서는 승부를 걸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호현·임세원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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