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 모멘텀 약화와 주택시장 규제 예고에도 건설업 지수가 이달 들어 상승 반전했다.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2·4분기 호실적을 거둔 효과로 분석되는데, 정부가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내세운 것 역시 한 몫 한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이달 들어 3.54% 상승했다. 남북 관계가 해빙 무드에 접어들면서 올해 들어 5월까지 40% 이상 크게 치솟았던 건설업 지수는 6월 들어 17%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북한의 비핵화 논의가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남북 간 경협 논의가 우선 철도와 가스관을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진정 국면으로 돌아섰으나 이달 다시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개별 종목들을 봐도 현대건설(000720)(9.23%), 대림산업(000210)(2.55%), GS건설(006360)(6.07%) 등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 역시 이달 오름세다.
최근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은 상황을 고려하면 최근 상승세는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남북 경협의 열쇠를 쥐고 있는 대북 제재를 두고 미국과 주요국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고, 주말 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이 취소되는 등 그동안 건설주를 이끌어 온 남북 경협 모멘텀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서울 주택가격의 인상으로 인한 정부의 추가 부동산 규제도 부담이다.
악재를 이겨낸 것은 실적이다. 2·4분기 실적이 하방 압력을 막아내고 오히려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028260)은 올해 2·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난 7조7,277억원, 영업이익은 50.9% 껑충 뛴 3,782억원을 기록했다. GS건설 역시 전년 동기보다 무려 155% 뛰어오른 2,1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해 2·4분기에 거뒀다.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 밀착형 생활 SOC’를 과감하게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후 당정이 해당 분야에 7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건설업 투자 심리가 꿈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서관과 체육시설, 보육시설, 문화시설 등을 짓는 지역 밀착형 SOC는 대형 개발 호재는 아니나 그간 개발보다는 규제 이슈가 더 많았던 건설 업종이기에 분위기 반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 들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6%(11억 달러) 증가한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 같은 요인에 이달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삼성물산(813억원), 대림산업(801억원), GS건설(624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남북 경협주로 묶여 외국인에게 외면 받았던 현대건설 역시 외국인이 이번 달에만 297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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