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국내 벤처업체들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벤처기업협회는 2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하얏트 리젠시 제주에서 ‘제 18회 벤처썸머포럼’을 갖고 벤처기업의 미래 전략과 업계 현안을 모색한다고 29일 밝혔다.
‘벤처가 꿈꾸는 새로운 내일, 세상을 바꾸는 벤처의 상상’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KCERN) 이사장,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털협회장,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 김광현 창업진흥원장 등 국내 중소·벤처기업 관계자 200여 명이 총출동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최근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환경과 첨단기술 경쟁 업체들의 성장을 바라보면,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혁신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든다”며 “문재인 정부가 국가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혁신성장을 채택한 만큼 정부가 인프라를 주도하고, 민간이 혁신성장의 주역을 맡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은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개방형 혁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홍 장관은 홍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기업 중심 ‘폐쇄적 혁신’ 모형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급 체인을 자랑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등의 분야에서 한국 대기업들의 경쟁력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며 “떡잎이 자랄 때쯤엔 곧바로 죽음의 계곡에 빠지는 창업벤처기업 입장에서 대기업은 마치 오아시스같은 곳이지만, 오히려 이 오아시스 몇 곳에 의존하는 사막 같은 한국경제 생태계가 벤처기업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그러나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미국과 중국 등에 많이 미치지 못하고 기업 등 주체들의 폐쇄성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개방형 혁신도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산업 진입규제 등 혁신에 방해되는 촘촘한 규제도 풀어야 한다”며 필요 과제로 기업가정신(벤처 정신), 소통, 개방성, 규제혁신을 제시했다. 홍 장관은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해 세계적 수준의 창업벤처 페스티벌이 필요하며 관 주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벤처기업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벤처투자 역시 정부의 획일적 투자견인 방식에서 탈피해 민간제안펀드를 신설하는 등 벤처정책을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후원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벤처 인프라를 중국 중관춘처럼 혁신 주체들이 공간과 문화를 개방해 협업하면서 성장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규제제약 없이 신산업과 신기술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샌드박스형 규제혁신법 제정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경전 경희대 교수가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결합 비즈니스 혁신’을 주제로, 이상현 에어비앤비코리아 대표는 ‘공유경제의 세상을 알리다’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1997년 시작된 벤처썸머포럼은 벤처기업인들이 경영 전략과 정보를 공유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다지는 소통·교류의 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이번 포럼에서 벤처기업인들은 근로시간 단축 등 업계 현안을 논의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 전략을 모색할 방침이다.
/제주=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