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의 딜라이브 서초방송 인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기업결합 승인이 났다. 대형 케이블TV 5개사의 관계사 포함 인수합병 거래가 성사된 것은 지난 2010년 티브로드의 큐릭스 합병 이후 처음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현대HCN의 딜라이브 서초구 지역 케이블TV 방송인 서초방송의 인수건에 대해 기업결합 승인을 냈다. 3월 현대HCN은 딜라이브 서초방송을 335억원에 인수했다. 가입자당 인수가는 65만원 수준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딜라이브 서초방송과 현대HCN의 결합 이후 시장점유율이 해당 방송 권역에서 50%를 넘지 않는 만큼 기업결합 승인이 통과됐다”고 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종 허가가 떨어지면 인수합병 거래는 완료된다. 일반적으로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이 나면 과기부의 허가는 일사천리다.
공정위는 2016년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037560)비전 인수를 추진했을 때 통합법인이 유료방송 시장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거래를 중단시켰다.
이런 사례를 볼 때 이번 인수 거래는 이례적으로 속도가 빨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케이블TV 인수라 규모가 작았던 이유도 있지만 최근 유료방송 산업의 치열한 경쟁 상황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유료방송 인수합병은 조건부 승인이 많은데 이번 건은 조건부 없이 인수가 승인됐다”며 “경쟁제한 관련 조사도 없이 일사천리로 거래가 허가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드커팅(유료방송 해지) 이후 N스크린 시청 등 유료방송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지배력에 따른 가격 상승의 우려가 과거보다 줄어들고 있는 것도 공정위의 빠른 승인의 이유로 꼽힌다.
공정위의 이번 인수 허가가 앞으로 대형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는 3위 티브로드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 역시 CJ헬로 인수 TF팀을 꾸리고 인수 절차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현재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CJ헬로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CJ헬로의 딜라이브 실사가 마무리되는 9월 중순 이후 유료방송 업계의 방향성이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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