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지난해 8·2대책을 내놓은 다음날 “참여정부 시절 17번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는데도 가격이 올랐다는 점에서 명백한 실패”라고 말했다. “새로운 유동성 국면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했다”며 시장에 섣부르게 맞섰다는 점도 시인했다. 이런 반성을 토대로 야심 차게 내놓은 것이 지난해의 8·2대책이었다. “4월(올해) 이전에 집을 팔 기회를 드리겠다”는 자신감까지 내비쳤지만 결과는 가격 급등. 또 실패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면에 나섰다. 이 대표는 30일 취임 후 처음 열린 당정청회의에서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주택 등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정부에서도 강력히 검토해주기 바란다”며 더 센 종부세 카드로 집값과의 전쟁을 공식화했다. 정부가 과세표준 6억원 초과 종부세율을 구간별로 0.1~0.5%포인트 올리고 3주택 이상자는 0.3%포인트를 가산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확정했는데 세 부담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다시 고치겠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4·5·25면정부 여당의 말을 종합하면 3주택 이상자의 가산세를 늘리고 고가 주택의 세율을 기존 정부 안보다 더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과표 50억원 초과 또는 94억원 초과 구간의 세율을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당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현재 80%에서 2년에 걸쳐 90%로 올리려던 계획을 앞당길 가능성도 나온다. 당정이 내년에 공정가액 비율을 90%로, 과표 50억원 초과 구간 세율을 2.5%로 추가 인상하면 서울 서초구 서초트라움하우스와 반포자이 두 채를 보유한 사람의 경우 종부세액은 1억4,526만원으로 2배까지 뛸 수 있다. 또 다른 세제 카드로는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강화하거나 일시적 2주택자 비과세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것이 거론된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역시 검토 대상이다.
하지만 참여정부와 마찬가지로 갖은 수단을 써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도 대책을 쏟아내 놓고 시장이 반응할 시간을 주지 않은 채 화풀이하듯이 추가 정책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종=임진혁기자 이완기기자 liber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