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챗봇이 환자의 병원이용 안내부터 의료진의 진료를 돕는 서비스까지 의료 분야에서 활용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AI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보통신기술(IT)업체와 대형병원 간의 협력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삼성의료재단 강북삼성병원과 카카오톡 챗봇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강북삼성병원 건강검진센터 이용자들은 기본 검진 프로그램 정보와 예약 안내, 진료비 수납 등을 카카오톡으로 안내받을 수 있게 된다. AI 기술 중 하나인 자연어처리 기술이 적용돼 카카오톡에 음성으로 “건강검진 프로그램 알려줘”라고 하거나 “예약 가능한 날짜 알려줘” 라고 말하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AI 챗봇 개발에 나선 병원은 강북삼성병원 뿐만이 아니다. 서울과 부산에서 화상전문병원을 운영 중인 베스티안재단도 이날 AI 스타트업 아크릴과 AI 챗봇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베스티안재단은 오는 10월 충북 오송에 들어설 베스티안 메디클러스터 병원 로비의 안내로봇에 탑재할 챗봇을 아크릴과 공동개발할 예정이다. 아크릴의 AI 플랫폼 ‘조나단’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이 챗봇을 활용하면 화상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 상담·설문조사 안내, 진료시간 예약 등 이전까지 콜센터에서 하던 업무도 로봇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베스티안재단과 아크릴은 서비스 출시 이후 환자의 환부 이미지를 인식해 화상의 정도를 측정하는 ‘화상 심도 측정’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의료진을 위한 챗봇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고려대학교 의료원에 ‘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저’를 구축을 마칠 예정인 SK C&C는 최근 열린 기술시연회에서 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저 중 일부인 챗봇을 우선 공개했다. 의료진이 환자의 나이와 성별, 증상을 말하면 가장 적합한 항생제와 복용방법을 알려주는 이 로봇은 의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 나는 진료의 정확도를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인공지능 스타트업 젤리랩과 손잡고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AI 기술이 적용된 젤리랩의 대화형 챗봇은 진료 예약부터 기본 상담은 물론 의료진에게도 환자 치료 결과와 환자의 진료 순응도 등을 대시보드로 제공해 환자가 더 효과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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