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의 내놓라하는 전자통신업체들이 지난 10여년간 내놓았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이다. 그러나 개발사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 인지도나 이용률은 미미하다. 그런 사이 해당 시장은 신생 정보기술(IT)기업들이 빠르게 잠식했다.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 QQ모바일 등이 선점해버렸다. 손님을 빼앗긴 이통사들은 탈환을 위해 공통 규격을 개발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리치커뮤니케이션서비스(RCS)’다. 이는 단조로운 문자메시지(SMS)를 카톡 수준의 다기능 채팅창으로 진화시켜준다.
삼성전자와 국내 이동통신3사가 구글과 손잡고 각각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초에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의 연동형 메신저 서비스는 바로 RCS를 기반으로 한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삼성메시지를, 구글은 안드로이드메시지를 각각 RCS기반으로 새 단장할 전망이다. 이통3사는 공동브랜드의 새 메신저앱을 내놓거나 3사 별개로 메신저앱을 내놓되 이들 앱이 서로 RCS기반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것이 실현되면 메신저산업은 ‘전국시대’에서 ‘연맹시대’로 접어들 게 된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만드는 LG전자도 RCS기반 메신저 개발을 물밑에서 진행해왔고, 미국의 스프린트를 비롯한 주요국의 대형 이통사들도 가세 중이다. 이들이 RCS기반의 연동형 새 메신저 시장으로 진입한다면 메신저 시장의 형세를 뒤흔들 수 있다. GSMA는 현재 SMS기반의 메신저사업의 총가치가 600억 달러인 반면 향후 2021년에는 RCS기반으로 9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은 거의 완성단계다. 문제는 사업의 주도권이다. 스마트폰제조사(삼성전자, LG전자 등), 운영체계 개발사(구글), 이통사들 모두 새 메신저를 통해 창출되는 이용자 관련 데이터를 누구의 클라우드서버에 보관하는 지 등을 놓고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메신저 이용자와 관련해 엄청난 경제적 가치의 빅데이터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 같은 빅데이터와 수익모델을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새로 등장할 메신저 연맹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민병권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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