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구글, 국내 3대 대형 이동통신사가 이르면 오는 2019년초 출시를 목표로 차세대 메신저를 개발하기로 하면서 어떤 모습으로 서비스가 구현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지 9월 14일자 1·14면 참조
현재까지 윤곽이 잡힌 개발방향을 보면 메시지 대화창에서 인공지능(AI)이 참여해 함께 채팅을 하거나 대화과정의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대화창에 들어온 사람들끼리 동시다발로 통화가 가능하게 된다. 아울러 메신저를 통해 각종 상거래활동도 가능해져 다양한 서비스의 예약과 결제 및 영수증 처리, 상담 및 시장조사 등의 기능을 채팅을 하면서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강력한 보안성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전자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 구글과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은 이 같은 방향으로 서로 연동되도록 차세대 메신저의 개발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상당 부분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작업이 진행됐다고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상의 기능을 보자면 일반 채팅서비스 차원에서는 국내외 메신저시장의 강자인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 왓츠앱, 스냅챗, 페이스북 메신저 등과 필적한 기능을 갖게 된다. 특히 기존 메신저들과 달리 차세대 메신저는 별도의 회원 가입이 필요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나 생활편의서비스 차원에선 기존 메신저보다 한층 진보된 기능들이 제공될 전망이다. 우선 “대화창에서 인공지능 대화 로봇인 챗봇의 상담을 받아 각종 제품, 서비스 상품을 주문할 수 있게 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당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설문조사 등도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소개했다. 이런 기능들은 소비자에게는 편의를, 기업이나 기관에게는 마케팅이나 공공서비스 제공의 효율성을 높여주게 된다.
이들 전자통신업체들은 각자 내놓을 차세대 메신저앱이 서로 연동되도록 할 계획인데 그 연동의 중추역할은 삼성전자와 구글의 차세대 메신저가 맞게 된다. 여기에 더해 각 이통사들이 개발한 신형 메신저앱이 연동돼 서로 다른 메신저앱을 쓰는 이용자들이라고 해도 연동해 대화가 가능하게 된다. 이는 새로 나올 메신저들이 ‘리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S)’라는 공통의 기술규격을 토대로 만들어져 서로 호환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자통신사들은 무슨 이윤을 바라고 메신저 시장에 뛰어드는 것일까. 이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메신저 기능 자체만으로는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신 “차세대 메신저가 인기를 얻어 이용자 규모가 커지면 그 메신저를 플랫폼(기반)으로 삼아 다양한 수익 사업기회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신저업계 주요 주자인 카카오도 카카오톡이라는 기반 위에 카키오T와 같은 다양한 생활서비스 사업을 추가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구조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런 전례에 비춰볼 때 삼성전자와 구글, 이통사들은 공동으로 개발할 차세대 메신저를 거대한 온라인상의 유통시장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메신저가 등장하면 기존 메신저와는 어떤 관계가 될까. 단기적으로는 경쟁·갈등관계가 될 수 있지만 좀 더 멀리보면 상보적·공생적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선 카카오톡 가입자가 네이버의 라인이나 러시아제 텔레그램과 같은 다른 메신저도 병행해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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