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고 슬슬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는 국내 기업 실적의 증가세가 대체로 유지되고 있지만 지난해만큼의 성장률은 기대하기 어려워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유가증권시장의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코스닥시장의 유니테스트(086390)·세코닉스·위메이드(112040) 등이 최대 기대주로 꼽힌다. 다만 기저효과 여부와 실적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지, 중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한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종목 중 3·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지목되는 종목은 신세계인터내셔날(1,308%),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04%)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3·4분기 영업이익이 9억원에 불과해 기저효과가 워낙 강하기는 하지만 화장품주로 환골탈태하면서 앞으로도 견조한 성장세가 전망된다. 의류 부문이 부진한 대신 ‘비디비치’ ‘인터코스’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화장품 부문의 전사 영업이익 기여도가 80%까지 오르면서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끄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이 648억원으로 155% 성장한 데 이어 내년 영업이익도 908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올 들어 주가가 이미 217%나 급등했다는 점이 다소 부담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추정치가 1,104%에 달한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에 합병된 한화S&C의 실적 기여가 3·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남북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되면서 그동안 주가가 부진했지만 예상 외로 실적 기대감이 적지 않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부가가치가 높은 자주포 수출 다변화가 기대되며 내년 정부의 국방 예산 중 방위력 개선비도 13.7%나 증가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로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업황 자체의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은 삼화콘덴서(001820)와 삼성SDI(006400)·삼성전기(009150)다. 삼화콘덴서와 삼성전기는 자율주행 등 자동차 전장화 확대,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의 꾸준한 확대가 예상된다. 삼성SDI는 OLED 소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전기차용 중대형 전지, 전동공구·전기자전거용 소형전지 모두 전방 산업의 확장이 기대된다. 덕분에 세 종목 모두 3·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도 삼화콘덴서 246%, 삼성전기 207%, 삼성SDI 419%로 추정됐다.
그동안 반도체 업황의 고점 논란으로 주가가 부진했던 코스피 대장주도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전자(005930)는 3·4분기에도 18% 성장한 1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000660)는 3·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69%에 달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된다. 그럼에도 주가는 지난해 말 수준까지 후퇴한 상태다. 최도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가격은 제한적인 공급으로 내년 2·4분기부터 하락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업황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코스닥 시장의 실적 기대주는 유니테스트와 위메이드, JYP Ent.(035900) 등이다. 반도체 검사장비 공급업체인 유니테스트는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확대로 3·4분기 영업이익이 1,734% 늘어난 14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JYP는 트와이스 등 소속 가수들의 전 세계적인 인기가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반면 위메이드는 지난해보다는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게임 시장의 축소 추세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밖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한 바이오주 중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3·4분기 영업이익이 40% 성장한 565억원으로 추정된다. 신라젠(215600)·에이치엘비(028300)·바이로메드(084990) 등은 증권사 전망치가 없거나 단 1곳의 증권사만 추정치를 내놓는 등 분석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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