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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인상] 저축銀 소액신용대출 연체 10% 육박...시중금리 뛰면 속수무책

올 취약차주 대출 85조...작년보다 6조6,000억 늘어

경기침체 여파로 카드론 연체율까지 갈수록 높아져

내달 DSR도 80%로 강화..빚내사는 가계 압박 커져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변동금리 대출이나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 기준 1,493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경고음이 울리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지난해 11월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에도 대출금리는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였던 만큼 향후 인상 속도는 더욱 가팔라져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차주의 빚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투자 활성화를 통해 소득을 늘려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은에 따르면 국내 취약차주가 금융사에서 빌린 돈은 올 6월 말 기준 85조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6%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 말에 비해 6조6,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취약차주는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저신용자(7~10등급) 또는 저소득자(하위 30%)를 뜻하며 150만명에 이른다.



특히 취약차주들은 대출의 질도 나쁜 편이다. 2·4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의 금융기관별 대출 비중은 비은행이 65.5%로 비취약차주의 41.5%를 훨씬 웃돈다. 은행의 문턱을 넘기가 어려운 취약차주들이 대출금리가 높은 상호금융·신용카드사·저축은행·대부업 등 비은행금융기관을 주로 이용해서다.

이에 따라 저신용자·저소득층 또는 영세 자영업자가 주로 찾는 제2금융권 위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올해 6월 말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4.8%로 지난해 말보다 0.5%포인트 상승했고 이 중 신용대출 연체율은 0.7%포인트 오른 6.8%를 기록했다. 특히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OK·SBI·웰컴 등 주요 대형 저축은행의 2·4분기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평균 9.38%로 10%에 육박했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 한도 내에서 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상품으로 서민 가계 사정을 들여다보는 바로미터다. 신용카드사의 연체율도 지난해 말 1.8%에서 올해 1·4분기 1.96%로 올랐다. 통상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저축은행·카드·보험·은행 순으로 연체가 전이되는 점을 감안할 때 대출 부실화가 서서히 진행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여파로 상환능력이 낮은 취약계층의 연체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상환 부담 증가로 내수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기침체 조짐이 보이면서 소득보다 빚이 빨리 불어나고 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2·4분기 기준 161.1%로 전년 말 대비 1.3%포인트 늘었다. 한은 및 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가계부채 추정치는 올해 2·4분기 기준 2,892만원으로 연말에 3,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돼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해 가계소득을 늘려 가계 빚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창현 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규제 완화와 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함으로써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금융사의 과도한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열린 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과도한 금리 인상,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등 불건전 영업행위가 나타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은행권에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현재 안(案)보다 강화하는 대출규제도 추가로 내놓는다. DSR은 1년 동안 차주가 부담해야 할 원리금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DSR이 100%를 넘길 경우 고위험 대출로 규정해 별도 관리해왔다. 은행이 내주는 전체 가계대출에서 고위험 대출 비중을 10% 미만으로 관리하는 식이다.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고위험 DSR 기준이 70~80% 수준까지 내려갈 방침이다. 연간 소득의 70~80%를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면 이미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다. 아울러 임대사업자대출을 옥죄기 위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도 상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주 입장에서 보면 대출은 까다로워지고 이자 부담은 늘어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김기혁·황정원·서일범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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