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4일 M15 준공식 행사에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투자 계획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준공식에는 최 회장이 참석해 3년 만에 그룹 차원의 투자 로드맵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015년에도 최 회장은 경기 이천 D램 공장 준공식에서 SK그룹의 미래 투자계획을 대내외에 알렸다. SK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 회장으로서는 그룹 주요 계열사 영업이익의 80% 비중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준공식 때 그룹의 미래 비전을 공개하는 게 자연스럽다”며 “이번에도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봤다.
특히 당시 공개됐던 투자 계획을 뜯어보면 이번 준공식에서 나올 투자 청사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최 회장은 3년 전 발표에서 “앞으로 10년(2025년)간 M14 이천 D램 공장을 포함해 3개 공장을 이천과 청주에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M15가 마무리됐고 지난 7월 M16(이천 D램 생산 공장) 건설 계획도 나온 만큼 투자 규모가 예측 가능하다. 이번에 공장이 완성된 M15에 들어갈 장비 투자에 13~14조원, 올 연말 첫 삽을 떠 2020년 10월부터 가동되는 M16에 약 16조원 등 총 30조원에 이른다. 드러난 것만 30조원인 수준인 만큼 최 회장의 결단에 따라 투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일단 이번 M15 준공식을 통해 반도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중 D램 비중은 90%(2017년 기준)에 육박한다. 낸드 시장 점유율도 11.1%(IHS마킷 올 2·4분기 기준)로, D램(29.6%)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런 만큼 최 회장도 메모리 분야의 균형 성장을 통해 글로벌 메모리 2위로서 위상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새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낸드 보강 차원에서 낸드 공장(M17)을 추가로 건설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모바일 등으로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맞춰 투자 확대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이르면 2021년, 늦어도 문재인 정부 임기 내인 2022년까지 메모리 분야 투자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M15 준공식에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 여부도 초미의 관심이다. 이번 정부가 주요 그룹 중 그나마 SK그룹과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안팎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2015년 준공식 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점도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다. 재계의 한 임원은 “기업의 기를 살리는 차원에서 보면 대통령의 준공식 참석을 나쁘게 볼 하등의 이유는 없다”면서도 “다만 삼성 등 다른 그룹의 투자·고용 계획 발표 때 김동연 경제 부총리 참석을 두고서도 ‘정부의 기업 팔 비틀기’ 등의 뒷말이 있었고, 형평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신희철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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