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전인지(24·KB금융그룹)와 ‘국가대항전 강자’ 유소연(28·메디힐)이 한국 여자골프를 8개국 대항전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전인지, 유소연, 박성현(25·KEB하나은행), 김인경(30·한화큐셀)으로 구성된 한국팀은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GC(파72)에서 끝난 여자프로골프 8개국 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총상금 160만달러)에서 승점 15로 우승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주관으로 2014년 창설돼 격년으로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의 우승은 처음이다. 1회 대회 때는 일본과 공동 3위에 그쳤고 2회 대회에서는 미국에 1점 차로 져 준우승했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우승팀 선수당 10만달러다.
우승의 일등공신은 전인지와 유소연이었다. 둘은 호흡을 맞춘 포볼(각자 공을 쳐 더 좋은 스코어를 팀 점수로 삼는 방식)에서 3전 전승을 거뒀고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전인지가 1승, 유소연은 1무를 보탰다. 이번 대회를 전인지는 4전 전승, 유소연은 3승1무로 마쳤다. 1회부터 개근한 유소연의 통산 전적은 9승1무2패가 됐다. 역대 모든 참가국의 전체 참가 선수를 통틀어 최다 포인트 1위다. 전인지는 애초 이 대회 출전 자격이 없었으나 박인비 등의 출전권 포기로 기회를 얻어 히어로로 떠오르는 극적인 스토리를 썼다.
이날 싱글 매치에서 한국은 2승1무1패를 보탰다. 전인지가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를 1홀 차로 꺾었고 브론테 로(잉글랜드)와 맞붙은 김인경도 1홀 차 승리를 챙겼다. 1홀 차로 끌려가다 12~14번홀 연속 승리로 역전, 우승과 직결되는 승점을 보탰다. 유소연은 미국 간판 렉시 톰프슨과 비겼으며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은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 2홀 차로 졌다. 한국은 싱글 매치에서 고전했으나 앞선 포볼 경기에서 많은 점수를 따놔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15점의 한국에 이어 11점의 미국과 잉글랜드가 공동 2위로 마쳤다.
전인지는 “막내로서 언니들과 호흡을 잘 맞춰 우승하고 싶었는데 정말 기쁘고 뭐라고 표현할 말이 없다”며 “잘 끌어준 인경 언니, 많은 경험을 토대로 조언해준 소연 언니,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성현 언니가 좋은 하모니를 이뤘다”고 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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