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급변하고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지금 같은 시기에 중견·중소기업들이 중심을 잡고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계로서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엄중한 시기인 만큼 이러한 시대적 부름 속에서 저 역시 제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김기문(63·사진) 제이에스티나(026040) 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주중 한국대사관 주최로 베이징대사관에서 열린 ‘2018년 대한민국 국경일 및 국군의 날 기념 리셉션’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만나 “중소기업계에 몸담고 계신 수많은 기업인들이 여러 어려움을 성토하면서 우리 앞에 닥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제가 앞에 나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권유가 많았다”며 “중소기업계가 당면한 현실이 엄중한 만큼 뒤늦게라도 결심을 하고 제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우회적으로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 출마를 밝힌 것으로 현재 공식·비공식적으로 출마를 밝힌 후보군은 김 회장(진해마천주물공단사업조합 이사장, 이하 가나다 순)을 비롯해 곽기영 보국전기공업 대표(전기조합 이사장),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폴리부틸렌조합 이사장),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전기에너지산업조합 이사장), 이재한 한용산업 대표(주차설비조합 이사장),주대철 세진텔레시스 대표(방송통신산업조합 이사장) 등이다.
이날 주중대사관에서 열린 ‘2018년 대한민국 국경일 및 국군의 날 기념 리셉션’에는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 겸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중국 측 주빈으로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이슈로 한중 간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 2016년에는 중국 측 주빈이 참석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도 관례였던 차관급 이상 인사 대신 차관보가 참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외교가의 공통된 해석이다. 쿵 부부장 등 중국 각계의 주요 인사와 중국 주재 외교단 등 1,0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중국인들에게 크게 사랑받는 한류 기업들이 초청됐는데 중견·중소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주얼리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가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아모레퍼시픽 등 쟁쟁한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대 개성공단기업협회장(2006~2008)에 이어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두 차례(2007~2011, 2011~2015) 지낸 김 회장은 “남북 화해 무드와 한중관계 회복 시기를 맞아 가까운 장래에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될 것을 확신한다”면서 “개성공단에 시계 부문(로만손) 조립생산 공장에 이어 새롭게 주얼리 합작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 상표를 붙이고 중국에 수출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류 브랜드에 친숙한 중국 고객들에게 한층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중국이 장막을 완전히 걷어내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 기업들에 중국은 여전히 큰 기회의 시장”이라며 “사드라는 부담 요인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 브랜드의 인기가 많고 판매도 꾸준하다는 것은 브랜드 가치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제이에스티나는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중국 시장을 내세우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 등으로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태양의 후예’ 제작 지원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높인 제이에스티나는 올해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중국 광군제(11월11일)에서 하루 매출 8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알리바바나 징둥 온라인 매장 운영을 위해 대행사를 활용했지만 올해는 오너십을 가지고 플래그숍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은 물론 브랜드 경쟁력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알리바바에서도 아시아 주얼리 업체 가운데 제이에스티나가 최고 가치의 브랜드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온라인 마케팅 등을 강화해 중국 매출 50억~6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중국 시장에서 100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100억원 규모로 성장한다면 자연스럽게 현지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만큼 내후년께 현지 합작법인 설립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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