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베트남은행이 현지 보험사와의 제휴를 잇따라 강화하며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많은 인구를 강점으로 성장세가 가파른 보험시장을 발판으로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베트남은행은 이달 초 현지 은행인 ‘비에틴은행’의 자회사인 ‘비에틴은행 보험 주식회사(VBI)’와 손해보험 상품 등을 판매하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VBI는 1만명에 이르는 보험모집인 채널을 기반으로 지난 4년간 연평균 40%씩 급성장해왔다.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방카슈랑스 설계와 판매는 물론 비대면 채널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이 제휴를 맺은 곳은 이뿐이 아니다. 현지 최대 손보사인 ‘바오비엣’과 지난달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조만간 민간주택보험과 자동차보험 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와 협력해 현지 시장을 개척해오다 올 하반기부터 전략을 바꿔 현지 보험사와의 제휴를 잇따라 강화하고 있다. 실제 신한베트남은행은 2015년에는 동부화재, 지난해의 경우 한화생명과 손잡고 방카슈랑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베트남 현지 보험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현지 보험사와 제휴해 방카슈랑스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3~2016년 기준 연평균 보험료 실질 성장률은 생명보험이 15.0%, 손해보험이 7.3%로 가파르다. 도이체방크는 베트남 보험시장이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면서 보험료 기준으로 오는 2020년까지 연간 12.5% 이상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에 이르는데다 경제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보험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방카슈랑스가 카드사업에 이어 신한베트남은행의 새 수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내 카드 영업의 강자인 베트남 안즈(ANZ)은행의 리테일 부문을 흡수해 카드 부문에서 외국계 1위로 등극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의 지난 상반기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586억원으로 고공행진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90만명의 고객과 30곳에 달하는 지점 영업망을 기반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의 방카슈랑스 사업은 새 수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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