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할 때 회장직을 신설해 행장과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 금융당국이 일단 부정적인 뉘앙스를 보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조선업 업황점검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지주 전환시 회장·행장 분리 가능성에 대해 “우리은행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은행 부문 비중이 90%가 넘어 (지주 전환과 함께) 처음부터 분리하는 게 맞는지, 겸직하게 되면 언제까지 유지할 지 등 이런 부분들을 더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 18.4%를 갖고 있어 지배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도 생각은 있지만 구체적인 의사 표시를 할지, 하면 어떤 방법으로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회장·은행 겸직과 관련된 논의 과정에서 주주로서 할 말은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때문에 최 위원장 발언의 무게가 커지는 상항에서 이날 발언이 나와 금융권에 파장이 일었다.
최 위원장은 “겸직도 장단점이 있는데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다른 은행들을 봐도 겸직을 했다가 결국은 분리하는 쪽으로 갔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되면 바로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것보다는 일단 겸직 상태를 유지하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비금융 비중이 커지면 그때 분리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회장직 도전을 놓고 과열 양상을 보이자 최 위원장이 미리 경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최 위원장은 ‘겸직에 방점을 둔 발언이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한테라도 한자리를 주기 위해 회장직을 분리하는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회장·행장 분리가 특정 인사를 위한 자리 마련용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회장·행장 분리는 우리은행 일부 사외이사들이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급격히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점주주로 구성된 우리은행 이사회는 회장과 행장 겸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장 후보를 먼저 결정하기로 했다. 오는 26일 정기이사회에서 회장 선임 작업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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