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27.23포인트(1.27%) 하락한 25,379.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0.43포인트(1.44%) 하락한 2,768.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7.56포인트(2.06%) 급락한 7,485.1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미국 국채금리 동향, 주요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앞서 마감한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75.19포인트(2.94%) 급락하면서 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분기 중국 성장률이 6.6%로 전 분기 6.7%보다 다소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중국은 우리의 어떤 요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은 불공정한 거래자고, 불법적인 거래자며 우리의 지적 재산을 훔쳤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가운데 위안화 약세도 지속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장중 6.94위안도 넘어서면서 2017년 1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에 대한 의지가 재확인된 점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이른바 중립금리 수준을 넘어서는 제약적인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장 초반 10년 국채금리가 3.2% 선 위로 다시 오르고, 2년물 금리는 2.9%를 넘어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금리는 다만 증시 불안이 심화하면서 장중에는 상승 폭을 줄였다.
주요 기업의 실적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중 84.1%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순익을 발표했다. 종목별로는 트레블러스 주가가 실적 호조에도 1% 하락해 마감했다. 무역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 주가가 3.9% 이상 급락했고, 애플도 2.3% 내렸다.
미국의 9월 경기선행지수는 0.5%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선행지수는 8월에는 0.4%, 7월에는 0.7% 올랐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새로운 테일러 준칙(Taylor rule)을 최근 상황에 적용할 때 당장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속해서 금리 인상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 중이다.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은 “지난 2월 이후 경제에 대한 전망이 많이 바뀌지 않았다”며 “경제에 대해 낙관할 만한 많은 이유가 있으며 경제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미국 고용시장이 유례없이 타이트하다면서 임금과 인플레이션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추세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증시에 앞서 마감한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이날 유럽연합(EU)과 영국 간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에 대한 우려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금리 인상 기조에 영향을 받아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39% 내린 7,026.99로 마감했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116.79로 전 거래일보다 0.55% 내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1.07% 하락한 11,589.21로 거래를 마쳤고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0.97% 떨어진 3,211.59로 장을 종료했다. EU는 17∼18일 회원국 정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조건에 대해 논의했으나 영국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날 하락세를 지속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6%(1.10달러) 떨어진 68.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전날 3.0% 하락하며 배럴당 70달러 선을 내준바 있다. 이날 장중 68.47달러까지 떨어지며 WTI는 한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75%(0.60달러) 하락한 79.45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크게 늘었다는 전날 소식이 이틀 연속 유가를 밀어 내렸다. 미 에너지정보청(EPA)은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65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3배가량 많은 것이다.
국제 금값은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22%(2.7달러) 오른 1,230.1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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