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슈퍼 달러’ 현상으로 국내 재테크 판도가 요동치고 있어 투자전략의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한미 간 금리 역전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9월 금리를 2.00~2.25%까지 올리면서 국내 기준금리와 격차는 0.75%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미 금리차이가 지금보다 더 벌어지면 급속한 외인 자본의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 공격적인 투자보다 보수적인 투자를 염두에 두는 게 낫다는 의미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채권금리가 3.2%를 넘기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채권 가격 하락) 국내 채권 시장도 덩달아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돈을 빌려와 자신이 가진 자금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를 가능한 피하라고 조언한다. 금리상승기에는 예금 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많이 뛰기 때문이다. 국내 기준금리가 1년 동안 동결됐는데도 신용대출금리 등 시중금리는 그 사이 1% 포인트 가까이 이미 뛰어오른 상황이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저금리 시대에는 빚을 내는 것도 투자였지만 앞으로는 가능한 대출을 줄이는 게 투자의 첫걸음이다.
최근 은행들이 선보이는 고금리 특판 예·적금 상품도 주목할 만하다.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3%대 특판 상품을 선보이고 있고 4%대 상품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런 상품들은 가입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강(强) 달러에 발 맞춰 달러 예금에도 관심을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이 자금을 옮기면서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3개월 사이 15억달러 증가하며 300억달러에 육박했다. 이자에 더해 환차익까지 챙길 수 있는 게 달러예금의 장점이다. 좀 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노려볼 만하다. 강 달러를 예상한다면 달러 상승률에 비례해 수익이 결정되는 ETF 상품에 투자하면 된다. 위험성은 높지만 상승률의 곱절만큼 수익률을 벌어들이는 레버리지 ETF 상품도 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올해 집값이 많이 올라 시장의 ‘에너지’가 떨어졌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수급 상황을 봤을 때 주식 시장을 이탈한 ‘뭉칫돈’이 결국 부동산 시장에 흘러 들어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대출을 강하게 억제해 놓아 당장 시장에 뛰어들기보다 흐름을 관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