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 하락률이 주요국 증시 중 중국을 제외하면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락장이 이어진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은 중국보다도 나빴다. 저가매수를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22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요국 증시를 집계한 데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19일 기준) 12.61% 떨어지면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2.88%)를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오히려 3% 가까이 올랐고 일본도 하락률이 -1%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급락장이 이어진 최근 1개월 변동률은 -6.61%로 중국(-5.53%), 미국(-4.7%), 일본 닛케이225지수(-3.79%)보다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난히 동조화가 심하게 나타나면서 중국 증시를 따라 전 세계 꼴찌를 다투고 있는 셈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더 이상 최악은 없을 것”이라며 저가매수를 고려하고 있다. 증권가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계산했을 때 현재의 8.2배는 하위 19% 수준”이라며 “악재가 다소 이어진다 해도 현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매수 구간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 역시 “코스피의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4배로 금융위기 당시의 최저치인 0.92배에 근접했다”며 “다양한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음이 확실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가 매수할 만한 우량 업종으로는 내년까지도 이익 전망이 상대적으로 밝지만 주가가 빠진 정보기술(IT)·은행·통신·유통 등이 꼽힌다.
다만 아직까지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전 세계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무역분쟁과 경기침체 우려에다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성장세마저 고점을 찍었다는 부담까지 더해진 탓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의 장기화로 전 세계적인 펀더멘털 둔화의 신호가 명확해지고 있다”면서 “내년 한국 경제와 기업 실적의 하방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꾸준히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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