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내내 적자를 기록하던 LG디스플레이(034220)가 3·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으로 고도화를 지속 추진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번 ‘반짝 흑자’에는 환율의 영향이 컸던데다 4·4분기 패널 가격의 하락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4분기에 1,4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5,860억원) 대비 76.1% 감소한 수치지만 지난 상반기 내내 적자 행진을 이어가다가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시장 전망치 평균인 586억원도 크게 웃돌았다. 매출액도 6조1,024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5조6,112억원 대비 8.8%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계절적 성수기로 인한 LCD 패널 판가 상승과 환율을 이번 흑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매출액 기준 제품별 판매 비중은 TV용 패널이 41%, 모바일용 패널이 21%, 노트북 및 태블릿용 패널이 20%, 모니터용 패널이 18%를 차지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 부문에서 5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한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처음 OLED TV를 생산한 이래 시설 투자 등으로 줄곧 적자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2013년 20만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이 2017년 170만대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판매 호조로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흑자의 규모가 유의미하게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지만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단계적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지속 개편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OLED 매출 비중은 현재 10%에서 40%로 늘리고 내년까지 16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고규영 TV마케팅 담당 상무는 “TV OLED와 관련해서도 혁신제품을 많이 준비하고 있고 TV 이외에 커머셜, IT 분야까지도 시장을 확대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CD 부문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차별화된 수익구조를 만들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번 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에서도 모바일·TV 부문이 전분기 대비 1%포인트 감소한 반면 모니터와 노트북 등 LG디스플레이가 기술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제품은 1%포인트씩 증가했다. 김 부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원가경쟁력이 낮은 생산라인을 커머셜·하이엔드 IT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경해 수익구조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 4분기에 이어 내년 1분기까지 다시 적자를 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 생산을 계속 확대하면서 패널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큰데다 우호적인 환율 또한 언제까지 유지될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3·4분기 영업이익 중 원/달러 환율 상승분이 1,0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규 생산라인이 가동되면서 늘어나게 될 감가상각비 또한 실적 개선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 파주에서 OLED 신규 생산라인 E6-1을 가동하고 내년 하반기 E6-2에서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감가상각비가 올해 4,000억, 내년 1조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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