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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의 바텐더_열 번째 잔]차갑게 또는 따뜻하게…취향대로 즐기는 달콤새콤 위스키 칵테일





긴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두운 골목에 혼자서 불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 만일 이곳에서 누군가 오직 나만을 위한 칵테일 한 잔을 만들어 내민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것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바텐더들이 말이다.

지난 4월 글로벌 주류업체 디아지오가 주최한 세계 최대 바텐더 대회 ‘월드 클래스 2018’ 예선전에서는 이런 상상이 현실로 이뤄졌다. 국내 유수의 호텔과 바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바텐더들이 ‘편의점에서 1만 원 이내로 구할 수 있는 부재료만으로 수준급 칵테일을 선보이라’는 과제에 맞춰 기상천외한 레시피를 선보인 것. 홈술족·혼술족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그리고 기자 개인의 호기심을 조금 보태 서울경제신문은 월드 클래스 2018 국내 결선에 오른 바텐더 10인의 ‘편의점 칵테일’ 레시피를 10주에 걸쳐 소개한다. 아울러 칵테일에 관한 지식과 각종 팁도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오늘은 편의점에서 늘 마시던 맥주 한 캔이 아닌, 특별한 칵테일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열 번째 잔_위스키의 새콤달콤한 변신 ‘헬로 조니 가이(Hello, Johnnie Guy)’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었는데, 며칠 전엔 강원도 설악산에 첫눈이 내렸다고 한다. 출퇴근길에 마시는 공기도 이제 가을이 아닌 겨울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올겨울엔 폭염에 맞먹는 역대급 추위가 올 거라던데. 벌써부터 그 긴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까마득하다. 그래서 오늘은 겨울밤이 길기로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술, 스카치 위스키로 만든 칵테일을 소개한다. 스코틀랜드는 지구의 최북단 가까이 위치해 겨울밤이 매우 길다. 비와 우박이 내리는 궂은 날도 이어지기 일쑤다. 그 길고 추운 밤을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위스키와 함께 보낸다고 한다. 특히 오늘 소개할 레시피는 차갑게도, 전자레인지에 데워 따끈하게도 마실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칵테일 이름은 ‘헬로 조니 가이(Hello, Johnnie Guy)’





◇시럽 대신 딸기잼과 깔라만시로 상큼하게=헬로조니가이에는 딸기잼과 깔라만시, 유자 탄산수 등이 들어간 새콤달콤한 맛의 칵테일이다. 먼저 텀블러에 조니워커 레드 45㎖, 딸기잼 15g, 액상 깔라만시 1포를 넣어준다. 조니워커 레드는 얼마 전부터 200㎖ 소용량 사이즈를 출시해 일부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텀블러에 얼음을 넣고 재료를 잘 흔들어준 다음 얼음을 빼고 유리잔에 부어준다. 유자 탄산수를 더 부어주고 가니시로는 말랑말랑한 딸기 젤리를 올려 마무리한다. 따뜻하게 마시고 싶다면 조니워커만 머그잔에 담아 30초 돌린 뒤 딸기잼과 액상 깔라만시를 섞어 마시면 된다. 따뜻하게 마실 땐 유자 탄산수는 생략한다.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한 잔의 차처럼 늦은 밤 천천히 마시는 ‘나이트캡 칵테일’로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헬로조니가이를 선보인 김진환 바텐더는 “위스키를 따뜻하게 즐기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조니워커와 같이 세계적인 스카치 위스키의 경우 기호에 따라 차갑게 혹은 따뜻하게 마셔도 매력적”이라며 “조니워커의 진보와 혁신 정신을 담아 칵테일도 다양하게 변신이 가능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최근 인기있는 재료들을 사용해 팔색조 같은 홈 칵테일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위스키 ‘피트향’이 뭐에요?= 위스키 좀 안다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피트향(Peat)’. 대체 피트향이란 무엇일까. 피트는 맥아를 건조할 때 사용하는 ‘이탄(泥炭)’을 의미한다. 이탄은 나무뿌리나 이끼, 꽃 같은 것들이 땅속에 오래오래 묻혀 생성되는 탄으로 흙과 석탄의 중간쯤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토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밀주를 만들던 시절 석탄을 구하기 어려워 이런 이탄을 사용해 맥아를 말려 위스키를 만들었다. 그런데 만들고 나니 이탄을 사용한 위스키에서 전에 없던 독특하고 매력적인 향이 났다. 성중용 디아지오바아카데미 원장의 표현에 따르면 숯불 바베큐 향과 소독약 냄새 정도 된단다. 피트를 채취한 지역에 따라 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피트에 따라 위스키의 풍미도 달라진다.

편의점의 바텐더 마지막 회를 장식한 칵테일 베이스는 스카치 위스키 조니워커 레드다. 조니워커 레드의 피트향은 비교적 가벼운 편이고 질감도 부드러워 젊은 층에게 사랑받고 있다. 혼술, 홈술 트렌드를 겨냥해 출시된 조니워커 레드 200㎖ 소용량 제품은 상대적으로 비싸고 접하기 어려운 술로 인식된 기존의 위스키 이미지를 벗어나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성중용 디아지오 바아카데미 원장은 “위스키는 얼음과 함께 차갑게 마시는 음용법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외에도 간단하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다”며 “상온의 물을 위스키와 2대 8 정도로 섞어 마시면 물 분자가 알콜 분자를 감싸면서 위스키의 향이 오히려 살아나고 부드럽게 마실 수 있다. 따뜻한 홍차나 녹차에 위스키를 조금 섞어 마셔도 좋다”고 소개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헬로 조니 가이를 선보인 김진환 바텐더는 바텐더의 요람 같은 커피바케이 출신으로 2018 월드클래스 한국 대회 우승자이다. 지금은 신사동 바 머스크(Bar Musk)의 헤드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 /사진제공=디아지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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