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당국에 정통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급락장에서 공매도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비난 여론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날 증시안정자금 5,000억원 조성 등 대응 방안을 내놓았지만 효과가 미미하자 추가 대책 검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금융당국이 5,000억원 규모의 증시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증시에 퍼지는 불안심리를 잠재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일단 지금은 공매도 일시 중단 카드를 쓸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공매도 일시 금지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를 둘러싼 대외여건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증시 하락이 과도하다며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대책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열린 제3회 금융의 날 행사 후 “현재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컨틴전시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을 언제 어떻게 가동할지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아도 금융당국이 시장 상황에 따라 공매도 한시 금지 카드를 꺼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매도 일시 금지는 법 개정 없이 현행 규정으로도 가능하다. 실제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10월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금지됐고 유럽 재정위기 당시인 2011년 8월에도 한시적으로 전 종목의 공매도를 금지한 적이 있다.
그간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폐지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특히 급락장에서 한시적으로라도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실제 최근 공매도 거래 금액은 늘어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9월 공매도 금액은 6조6,199억원이었지만 이달 29일까지 9조5,170억원으로 한 달 사이 3조가량 늘었다. 코스닥도 9월 1조7,306억원에서 10월 2조5,765억원으로 늘어났다. 통상 공매도의 순기능으로 변동성 축소 기능이 언급되지만 현 상황에서는 공매도가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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