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다음 달 중 웅진에너지의 매각 작업에 착수한다. 동시에 웅진플레이도시를 비롯한 비주력 계열사도 매각할 계획이다. 안지용 웅진그룹 기획조정실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웅진에너지와 웅진플레이도시 등 일부 계열사 매각을 동해 코웨이 지분율을 높여갈 것”이라며 “웅진·씽크빅·코웨이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 구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웅진에너지, 웅진플레이도시 등이 M&A 시장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웅진그룹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웅진코웨이, 웅진패스원 등 주력 계열사와 함께 웅진플레이도시, 웅진에너지 매각을 추진했다. 사업성이 없던 극동건설의 지분은 전량 세운건설에 넘겼다.
당시 웅진에너지는 태양광 업황의 부진으로 웅진폴리실리콘과 패키지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청산 절차를 밟았고, 웅진에너지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웅진에너지의 신용등급은 B+ 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까지 하락했다.
웅진플레이도시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웅진은 2009년 타이거월드를 인수해 웅진플레이도시로 재탄생시켰지만 적자 누적에 지방자치단체의 세금폭탄 등으로 차입금이 늘어나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웅진플레이도시의 자회사 렉스필드CC는 한 때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말 추진했던 유상증자도 극동건설과 법적 갈등 끝에 무산되며 재정난이 악화됐다.
IB업계에서는 웅진에너지와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이 재추진될 경우 성사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코웨이를 품은 윤 회장의 선택이 또 한 번 ‘승자의 저주’를 재현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웅진에너지는 태양광 시장 장기 침체로 적자 사업구조일 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도 경쟁력이 없다”며 “웅진플레이도시는 유휴부지 등으로 부동산 거래로서는 성사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경우 가격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