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싱글라이프] 해외직구, 또 주머니만 털렸다? 준비된 자는 얻으리!

11월이 되면서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주머니를 털기 위한 공습이 시작됐다. 국내 유통 업계도 다양한 세일을 통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비해 상품 종류나 할인율 등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 미국·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11월이 연중 가장 소비력이 떨어지는 시점이라 유통 업계에서는 ‘블프’ 마케팅으로 이를 만회하고 있지만 아직 본게임은 시작도 안 한 셈이다. 오매불망 이달만을 기다려온 해외 직구 마니아도 있겠지만 국내 쇼핑몰만을 이용한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해외 직구는 넘기 힘든 벽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자. 이번 싱글라이프에서는 해외 직구 노하우를 전수할 테니 지갑만 두둑이 채우고 기사를 읽으면 된다.

우리나라는 11월11일을 ‘빼빼로데이’라고 하지만 중국은 광군제라고 부른다. 독신을 상징하는 1이 4개나 겹친다고 솔로를 의미하는 광군(光棍)의 날이라고 이름 붙인 것. 이날은 지난 2009년 알리바바가 ‘솔로들의 쇼핑데이’라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세일을 하며 유명해졌다. 중국 솔로들만 쇼핑하라는 법은 없다. 국내 싱글족들도 이용하자.

올해 광군제는 한국시각 10일 오후10시에 시작된다. 양대 축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타오바오’라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모두 알리바바가 운영하지만 차이가 있다.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조금 더 편리하다. 사이트 자체적으로 한국어 지원이 된다. 해외 직구에서 가장 불편한 배송대행지(배대지) 없이도 한국으로 직접 배송된다. 대신 추가비용을 내고 DHL이나 FEDEX 같은 업체에 배송을 맡기지 않는다면 물건을 받기까지 최소 2~3주, 보통 한 달가량은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타오바오는 중국어만 지원되는데 크롬 등의 브라우저로 번역해도 제대로 알기 힘든 정보가 많다. 미리 정해둔 상품의 제품명 등으로 접근하자. 배송 대행이나 중국 내 배대지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따른다. 장점은 배송이 빠르고 가격이 싸다는 점이다. 제품 종류도 다양하고 후기도 더 많은 편이다.

광군제에 앞서 대량 살포한 쿠폰을 잘 챙기고 구매를 원하는 제품은 미리 장바구니에 담고 예약금을 걸어두자. 제품 가격은 광군제 당일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변경된다. 예약금을 제외한 차액을 지불하면 구매가 결정된다. 만약 매진이 되면 예약금은 환불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광군제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품목에는 제한이 없다. 가전제품과 명품 의류, 화장품, 심지어 자동차까지 제품군의 경계가 없다. 일부 타임세일을 이용하면 0.1달러에 최신형 아이폰까지 살 수 있다.

관련기사

광군제를 놓쳤다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 원조 격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을 일컫는 블랙프라이데이는 장부상의 적자가 흑자로 전환된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졌다. 올해는 한국시각으로 11월24일 오후2시부터 25일 오후2시까지다. 보통 일주일 전부터 세일이 진행되지만 본격적인 세일 기간에는 할인 폭이 더욱 크다. 아마존 같은 쇼핑몰을 비롯해 개별 브랜드의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대대적인 세일에 나선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창고에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처분하는 것이 하나의 목적이었기에 TV 같은 가전제품이나 디지털 제품 등 부피가 크고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울겨울 일찌감치 추워진 날씨에 두꺼운 겨울용 외투를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나이키·폴로·갭 등 미국 브랜드의 의류나 신발·잡화 등을 특히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광군제나 블랙프라이데이 등에서 해외 직구를 하기 전에는 공통적으로 몇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일단 관세청에서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본인인증을 거치면 P로 시작하는 번호를 받을 수 있다. 해외 직구의 목적은 싸게 물건을 사는 것인데 예상치 못한 난관이 바로 관세다. 미국 기준 200달러(화장품 등 일반통관 품목은 150달러), 미국 외 중국·일본·영국 등의 경우 150달러 이하는 면세 혜택을 받고 이를 초과하면 관세를 내야 한다. 배송비 등을 포함한 결제금액 기준이다. 관세는 미리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보자. 수입이 되더라도 관세 범위를 초과하면 이를 납부해야만 물건을 받을 수 있다.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도 필요하다. 마스터카드는 해외 직구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고 국민카드 등은 해외 구매금액대에 따라 캐시백 서비스도 제공한다. 하나카드 ‘1Q 글로벌 카드’, 삼성 ‘글로벌쇼핑 삼성카드5 V2’ 등은 해외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주의할 점도 있다. 이른바 ‘짝퉁’ 제품을 판매하거나 아예 배송 자체를 하지 않고 잠적하는 판매자들을 만날 수도 있다. 싼 가격에 사려다가 낭패를 볼 수 있으니 판매자 평가점수나 후기 등을 꼼꼼히 살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수입금지 품목을 샀다가 통관 거부를 당하기도 한다. 이 경우 물품은 폐기되고 환불도 받지 못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카드 결제 시에는 현지 통화를 선택해야 원화 결제에 따른 이중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두자.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