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특정한 시점에 어떤 상태가 될지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투자자라면 시장의 장기적 흐름이 어떻게 될지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각종 정보를 통해 예측해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난 1년간의 차트를 살펴보면 코스피지수의 경우 지난 1월29일 장중 2,607포인트를 찍으며 고점을 기록했고 지난주 말인 9일의 종가는 2,086포인트로 고점 대비 20%나 떨어졌다. 다우산업지수는 10월3일 장중에 2만6,951포인트로 고점을 기록했고 11월9일의 종가는 2만5,989포인트로 고점 대비 단지 4%밖에 하락하지 않았다. 크고 작은 글로벌 이벤트에 의해 두 지수가 비슷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기기 쉬우나 다우산업지수에 비해 코스피지수의 하락이 한참 먼저 시작됐으며 그 폭도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발도상국인 한국과 세계 최고의 부국인 미국의 증시를 직접 비교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반론을 펼 수도 있다. 그러나 두 나라 증시의 동조화가 심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물론 정답은 없지만 투자자는 이런 이유를 추론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투자의 기본기를 향상시킬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유난히 좋지 않았던 이유가 그저 우연에 의한 것인지, 기업혁신의 부재에 의한 것인지, 또는 경제정책의 실패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자본을 전략적으로 배분하고 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관점에 따라 어떤 투자자는 국내 투자를 늘릴 것이고 다른 투자자는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이다. 국내 투자에 한정해봐도 어떤 투자자는 인버스 펀드를 살 것이고, 다른 투자자는 인덱스 펀드를 살 것이다. 또 다른 투자자는 양 방향 모두를 매수하고 기다릴 수도 있다. 결국 투자자는 스스로 얼마나 현명한 판단을 했는지에 따른 대가로 수익 또는 손실을 얻게 된다. 같은 정보를 갖고도 각자의 통찰력에 따라 대응하는 방법이 다양한데 투자에서는 기술보다 통찰력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깊은 논리적 사고 없이 기술적 기법에 의존해 단기적으로 주식을 매매하는 것도 투자의 한 방법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타이밍에 의존하는 매매를 할 때는 심리적 동요가 생기기 쉬우므로 철저하게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해야 한다. 처음 몇 번의 우연한 성공에 도취돼 한 자산에 올인하려는 심리를 경계해야 한다. 정해진 규칙을 철저히 지켜 매매함으로써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연초에 좋았던 증시가 조정장에 들어서면서 투자자의 대부분이 낙담하고 있지만 성공의 열매는 항상 남보다 한발 앞서 준비하는 소수의 차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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