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베트남 반조립제품(CKD)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5만대 늘려 10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증산을 통해 현대차는 베트남을 발판 삼아 역내 장벽이 허물어진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미국·중국 등 핵심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차가 동남아 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베트남 내 CKD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10만대 수준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현지 기업인 탄콩과 합작으로 CKD 공장을 세우면서 현재 베트남 내 총생산능력은 5만4,00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CKD를 완성차 생산공장으로 바꾸려면 연 10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뒤 프레스 공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증설 결정으로 현대차는 베트남 조립공장을 완성차 생산공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밑돌을 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현대차는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도 20만대 규모의 완성차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국가를 교두보 삼아 역내 수출을 늘리려는 구상으로 보인다. 올해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출범해 동남아 주요 국가 간 관세가 사실상 완전히 폐지되면서 역내 수출길도 완전히 트였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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