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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내년 증시 전망·투자전략]1,850~2,400P 불안한 박스권 예상...IT 등 성장주, 테마별 접근을

기업실적 기대감 낮아 수급불안, 외국인 이탈 우려도 커

中 시장개방 확대·남북경협 가속땐 관련종목 힘실릴 듯

5G·2차전지·인프라株 불확실 장서도 꾸준한 성장 기대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긴축 정책이 고스란히 코스피, 코스닥지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적도 지난해, 올해 만한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워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경기와 무관하게 성장할 만한 종목,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 경기 방어주 등을 중심으로 추천 업종·종목을 제시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대체로 1,850~2,400포인트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분쟁, 통화긴축 등 대외 변수가 많아 개별 증권사별로도 전망치의 폭이 넓은 편이다. 내년 증시의 3대 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정책, 무역분쟁 등이 꼽힌다. 연준은 지난 2017년 말부터 금리 인상에 박차를 가했고 내년 총 3회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말부터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지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 심리가 나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3회 금리 인상에 따라 미국의 장단기 금리(10년 금리·2년 금리)가 역전되는데 이는 주식 시장의 약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후 7~23개월 이내에 미국 증시는 고점을 지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분쟁은 적어도 내년 1·4분기까지 전 세계 증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무역분쟁의 여파가 미국의 수출지표, 경제지표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주가를 부양할 것이란 기대감도 낮다. 삼성증권(016360)은 내년 코스피 상장사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대비 5.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급도 불안한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연기금·생명보험사 등 장기 투자 자금들이 최근 국내 주식 비중을 조절하며 2년 연속 순매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연말에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순매도로 올 한 해를 끝맺을 경우 2000년 이후 2년 연속 순매도는 처음이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의 편입 비중 변경으로 인해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지지부진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중국의 움직임에 따라 한국에 기회가 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KB투자증권은 “중국이 시장을 개방해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경우 중국 경제는 2차 퀀텀 점프를 달성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 매출 증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제조업 분야 시장 개방에 나섰던 지난 2004~2007년에도 한국 증시는 랠리를 이어갔고, 특히 중국 제조업과 관계가 깊은 조선·기계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코스피가 2배 오르는 동안 산업재 주요 종목은 5배 넘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남북 경제협력도 한국 증시를 끌어올릴 만한 이벤트다. 내년 북한의 비핵화와 유엔의 경제제재 해제까지 이뤄진다면 인프라 투자 등 실질적인 경협이 시작되면서 관련 종목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 같은 전망과 함께 증권가에서는 주로 성장주, 경기와 무관한 업종·테마를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은 5세대 이동통신(5G) 수혜주와 콘텐츠 관련주, 2차전지 관련주, 게임주, 소재·산업재, 사회적책임투자(SRI) 테마 등을 추천했다. 5G·2차전지·콘텐츠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ESG는 국내에서도 기관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추세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관련 테마에 대한 관심이 느리게나마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시장이 저평가된 상황에서는 업종 방향성 투자는 자제하고 테마별로 접근해야 한다”며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배터리, 실적 턴어라운드를 앞둔 조선주, 금리상승 수혜가 예상되는 보험주, 중장기 성장이 점쳐지는 저평가주, 가치주·고배당주 등의 테마를 꼽았다. 특히 테마별로 삼성SDI(006400), 현대중공업(009540), 삼성화재(000810), 롯데쇼핑(023530)·삼성전자(005930), SK텔레콤(017670) 등을 추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여전히 반도체에 기대를 가져볼 것을 조언했다. 역사적 수준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보이고 있는 데다 내년 말로 갈수록 이익이 ‘상저하고’ 추세를 보이면서 2·4분기부터는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다. 성장 업종인 2차전지와 바이오, 우수한 콘텐츠를 갖춘 데다 시장 다변화로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미디어도 추천 업종으로 꼽혔다. 이밖에 KB증권도 5G, 미디어 업종과 함께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건설·기계 등 인프라 관련주 등을 제시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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