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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삼성 빅스비처럼...내부 데이터 핀테크에 개방하겠다"

■'취임 1주년' 허인 KB 행장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 '클레온' 오픈

가능성 있으면 공동사업 추진도

디지털 전환 따른 구조조정 없을것

필요하다면 임원 외부영입도 검토





“삼성전자가 전세계 개발자들에게 빅스비를 오픈해 생태계를 확대하듯이 KB국민은행도 외부 개발자가 참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협업 시스템을 만들겠다”

허인(사진) KB국민은행장은 2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핀테크 업체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서비스 개발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외부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금융을 결합해 신규 콘텐츠를 창출하는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이 마련한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은 내부적으로 ‘콜라보’로 부르다 ‘클라우드(Cloud)와 플레이(Play), 온(On)’을 합쳐 ‘클레온’으로 확정했다. KB는 실시간 데이터를 포함해 서비스 개발자가 원하는 개발 및 보안환경을 제공하고, KB국민은행과 어떤 앱을 만들고 싶다는 스타트업은 자유롭게 서비스나 솔루션을 올리는 앱스토어 플랫폼 기능인 것이다. 허 행장은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보호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상업화 가능성이 있다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거나 KB가 대출 등의 지원을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행장은 지난 1일 17주년 창립기념식을 겸해 ‘K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갖고 디지털 혁신 조직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후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JP모건체이스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 했다. 허 행장은 디지털 전환이 인력과 점포의 구조조정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비용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디지털이라고 해서 비대면 거래만 생각하는데 대면 거래의 가치를 높이는 의미까지 합쳐 재해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는 내외부 통합 태블릿을 활용하는 등 보다 단순하고 쉽게 창구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은행도 디지털을 활용해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은 줄이고 직원들은 효율적으로 상담을 하는 식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직원들의 업무방식도 바뀔 전망이다. 허 행장은 “과거 돈을 빨리 세는 직원이 유능하다고 평가됐다면 앞으로는 요구되는 능력이 달라진다”며 전문적인 상담을 하는 직원이 늘고 영업점이 아니라 외부로 직접 고객을 찾아 다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 직원들에게 코딩을 가르치지는 않을 방침이다. 허 행장은 “모두가 코딩을 하기 보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자기 역할을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1,000명 수준인 디지털 인력을 4,000명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는 “필요하다면 임원도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성장에 한계가 예상됨에 따라 허 행장은 해외 투자은행(IB)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홍콩·뉴욕·런던을 기업투자금융(CIB) 3대 거점으로 삼아 본격 확대할 계획으로 기존 글로벌 사업이 개인과 기업 대상 영업 중심이었다면 IB사업으로 다각화되는 셈이다. 허 행장은 “미쓰이스모토모(SMBC)은행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새 먹거리를 발굴하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취임 1년에 대해 허 행장은 “시간이 무척 빨리 갔는데 해 놓은 것이 없어 초조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그는 “경영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과거 강정원 행장 계실 때 정도만 그랬고 그 외에는 최고경영자(CEO)에 따라 거리를 두고 전임을 지우는 식의 경영 단절이 컸기 때문에 꾸준하게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최근 금융권을 흔들었던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기업·개인에 대한 제재) 풍문과 관련해서는 “그런 위험을 감수할 정도의 선택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정부의 컨퍼런스 콜과 관련해 “지나치게 빨리 움직이지 않을까 조심하라는 의미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21일과 22일 이틀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우수기업 200여곳이 참여하는 ‘2018 제 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날 하루에만 1만2,000명의 구직자가 행사장을 찾았고, 22일까지 2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7년간 취업박람회를 통해 7,600명의 취업을 성사시키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황정원·김기혁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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