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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성장에 힘 됐다" 친족에 보답한 최태원

SK㈜ 지분 329만주 증여

그룹 지배구조엔 변화 없어





최태원(사진) SK(034730)그룹 회장이 친족들에게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지분 329만주(4.68%)를 증여했다. SK㈜ 시가총액이 23일 종가 기준으로 19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8,892억원 상당이다. 경영권 분쟁 등이 비일비재한 한국 재벌 기업사에서 SK그룹이 모범적인 경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친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그룹 성장에 힘을 보탠 친족들에게 SK㈜ 지분 329만주를 증여했다. 최태원 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를 맞아 설립한 최종현학술원에 지난달 SK㈜ 지분 20만주를 출연했다.

최태원 회장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에게 166만주를 증여했으며 사촌 형인 고(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에게 49만6,808주, 사촌 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에게는 83만주를 각각 증여했다. 최윤원 회장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자제들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증여와 관련해 “지난 20년 동안 형제 경영진 모두가 하나가 돼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늘날까지 함께하며 한결같이 성원하고 지지해준 친족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지분 증여는 최근 가족모임에서 최태원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먼저 친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하겠다는 뜻을 제안했다”면서 “SK그룹을 더욱 튼튼하고 안정적인 그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또한 최태원 회장의 증여 취지에 공감해 SK㈜ 주식 13만3,332주(0.19%)를 친족들에게 증여하는 데 동참하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 증여 이후에도 최태원 회장 중심의 현(現) 그룹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증여에 대해 재계에서는 최근 SK그룹이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어느 때보다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 회장이 친족들 간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위해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SK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경기를 4형제가 같이 관람하며 SK 형제들의 우애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형제 경영진 4명이 나란히 찍은 사진은 누리꾼들의 호평을 받았다. 최태원 회장 등 형제 경영진 4명은 스포츠 경기는 물론 집안의 애경사 때에도 모두 모여 친목을 다지는 등 남다른 형제애로 유명하다. 지난해 초에는 최신원 회장의 제안으로 최태원 회장 등 3형제가 모두 개인 고액기부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에도 나란히 가입한 바 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이 20만주를 출연한 최종현학술원은 그룹 지주회사인 SK㈜가 450억원 상당의 소유 토지를 출연하며 1,000억원 규모의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출범했다. 9월 창립총회를 열어 정관을 확정했다. 최태원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학술원장에는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이 내정됐다. 이사진으로는 서울대 현택환 교수, 정종호 교수, 최인철 교수 등이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 허가를 받았고 설립 등기와 같은 행정 절차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최종현 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장학사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최종현학술원은 학술연구와 국제포럼 등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학술원은 세계 20여개국과의 학술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전략과 과학기술 진보 등에 대한 융복합적인 연구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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